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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자금조달난 겹쳐
최초 해외 진출업체 7개사↓
진출국가도 6개국 줄어들어
전문가 “엔지니어링능력 키워
‘종합 디벨로퍼’로 거듭나야”

올해 해외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한국 업체와 진출국가, 총 진출업체 모두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업체들의 해외 수주액 반 토막 배경에는 저유가 지속과 파이낸싱(자금 조달) 어려움 외에 ‘프론티어(개척자) 정신’ 부족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약 173억 달러(약 20조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수주액 326억 달러 대비 47%나 감소한 것이다.

한국업체들은 글로벌 저유가 지속과 열악한 파이낸싱(자금조달) 환경으로 인해 지역별로는 중동, 공사종류별로는 산업설비(플랜트 등)분야서 맥을 추지 못했다. 산업설비의 경우 올해 총 76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쳐, 전년 동기 193억 달러의 40% 선에도 못 미쳤다.

지역별로는 중동에서 올해 55억2956만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쳐 지난해 117억 달러에 비해 반 토막 났다. 또 아시아에서도 80억 달러(지난해 149억 달러) 수주에 그쳤다.

하지만 한국업체들의 해외수주액 반 토막 뒤에는 처음 해외에 진출하는 업체와 진출국, 전체 진출 업체 감소 등 개척자 정신 실종도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외 첫 진출업체의 경우 지난해는 35개나 됐지만, 올해는 28개에 그쳤다. 또 진출국가도 88개국에 그쳐 지난해 동기 94개국에 비해 6개국이나 적었다. 이에 따라 전체 해외 진출업체도 지난해보다 27개가 적은 188개사에 불과했고, 수주 건수도 360건으로 지난해 394건보다 34건이나 적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건설사들이 저유가와 파이낸싱 어려움 탓만 하지 말고 엔지니어링 능력 등을 키워 명실상부한 종합 디벨로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경쟁입찰에 의한 수주로 단순 시공에 그치기보다는 프로젝트 기획에서 관리·운영까지 해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한 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업체들이 해외 수주액 감소 문제를 저유가와 열악한 국내 파이낸싱 환경 탓으로 돌린다면 해외 건설시장은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환 기자 s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