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금메달리스트인 웨이드 판니커르크(24·남아프리카공화국)가 자신의 코치인 안스 보타(74)와 훈련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NBC 트위터

2012년부터 증손자 코치 맡아
판니커르크 400ｍ 깜짝金 조련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의 별로 떠오른 웨이드 판니커르크(24·남아프리카공화국)의 뒤엔 74세의 ‘백발’ 코치가 있다.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400ｍ 결승전에서 43초03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한 판니커르크의 코치는 안스 보타(74).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가르쳤고 판니커르크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됐다. 판니커르크는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리우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보유한 세계신기록을 17년 만에 0.15초 단축했다.

이들이 선수와 코치로서 만나게 된 건 2012년 판니커르크가 남아공의 프리스테이트대에 입학하면서부터다. 보타 코치는 단거리 및 멀리뛰기 선수였으며 은퇴한 뒤 프리스테이트대의 감독을 맡았다.

그녀는 코치 겸 멘토로서 판니커르크를 돌보았고 세계적인 선수로 조련했다. 가장 먼저 한 건 부상 관리. 보타 코치는 판니커르크가 잔부상을 회복하기까지 3개월을 보내야 했다. 계속되는 부상 탓에 판니커르크의 몸은 만신창이가 됐기 때문이다. 보타 코치는 50년 가까이 육상 지도자로 활동했지만 엘리트 선수를 지도한 적은 없었고, 판니커르크에게도 ‘프로페셔널’을 강조하지 않았다. 달리기를 즐기게 유도하면서 스스로 동기를 유발하도록 이끌었다.

보타 코치는 “판니커르크의 몸을 망가뜨리지 않는 동시에 잠재력을 이끌어내야 했다”며 “매일 판니커르크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판니커르크는 “코치는 환상적인 분”이라며 “내가 여기까지 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나를 잘 훈련시켰고, 목표를 정해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보타 코치의 지도 방식은 빛을 내고 있다. 남자 100m 결승에서 5위를 차지한 아카니 심비네는 “보타 코치는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고 목표에 도달했을 때 정확한 메시지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아준다”고 귀띔했다. 보타 코치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지도자는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며 “나이가 많지만 열정 때문에 50년이나 해온 코치 생활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