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N 드라마와 관련된 기사를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싸우자 귀신아, 뚝 떨어진 시청률’ ‘tvN 드라마, 3% 시청률도 괜찮아’ 등의 기사인데요. tvN 월화극 ‘싸우자 귀신아’의 ‘뚝 떨어졌다’는 시청률은 3%대입니다. 전작인 ‘또 오해영’이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뒀으니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질 법도 하죠.

하지만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tvN 드라마의 성공 기준은 2% 정도였습니다. 2013년 배우 박신혜가 출연했던 tvN 드라마 ‘이웃집 꽃미남’과 관련해 ‘시청률 3%, 여심 잡고 대박’이라는 기사도 찾아볼 수 있죠. 그러나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 ‘시그널’ 등의 드라마가 등장한 이후 tvN 드라마의 위상은 달라졌습니다. ‘지상파보다 tvN’을 외치는 이들도 적지 않죠.

눈을 돌려 요즘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 드라마를 보면 몇 해 전 tvN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현재 방송 중인 금토 드라마 ‘청춘시대’의 시청률은 1%대죠. 앞서 방송된 ‘마녀보감’은 2% 안팎의 시청률을 거뒀지만 반향이 큰 편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보는 사람은 “재미있다”고 말하는데, 굳이 찾아서 보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JTBC 드라마가 가진 딜레마죠.

JTBC는 ‘히든싱어’ ‘냉장고를 부탁해’ ‘썰전’ 등 걸출한 예능을 배출했습니다. ‘히든싱어’는 시청률이 8%까지 치솟기도 했고, ‘냉장고를 부탁해’는 전성기 때 7%에 육박했죠. 채널 인지도를 떠나 ‘재미있으면 본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JTBC 드라마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뭘지, 몇몇 중견 외주 제작사 대표들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들의 공통된 의견은 ‘타깃 시청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JTBC는 ‘젊은 채널’을 지향합니다. 실제로 타 종편과 비교해 젊은 층이 선호하는 채널이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편의 주시청층은 중장년층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반면 JTBC는 젊은 감각의 드라마를 주로 편성하니 불균형이 초래된다는 것이죠. JTBC의 히트 드라마인 ‘무자식 상팔자’와 ‘밀회’가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아 성공했다는 것을 곱씹을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진짜 ‘젊은 채널’인 tvN 금토 드라마와 같은 시간대에 맞붙으니 10∼30대 시청자들은 tvN으로 채널을 돌리기 십상이죠.

하지만 너무 서두르진 않아도 될 듯합니다. tvN도 드라마를 정착시키는 데 7∼8년은 족히 걸렸으니까요.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채널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래도 JTBC는 칭찬받을 만합니다. 종편 4사 중 유일하게 드라마를 꾸준히 만들며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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