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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범 논설위원

‘종교 전쟁’을 일으키려는 이슬람국가(IS)의 대(對)서방 종교 테러는 오히려 이질적인 유대교·기독교(천주교)·이슬람교 3개 종교의 화해의 장을 만들어 주었다. IS 추종자들에게 살해된 프랑스 자크 아멜 신부와 유럽 각국 테러 희생자들의 추모식과 장례식이 3개 종교의 합동 미사로 잇달아 치러졌다. IS 의도를 무력화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종교마다 신(神)이 다르고, 미사의 형식과 내용은 물론 성경도 차이가 큰데 같이 미사를 볼 수 있을까. 참석자들은 각자의 신에게만 기도했을까. 3신 모두에게 했을까.

코란은 이슬람 창시자 무함마드가 기독교에도 등장하는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예언자로서의 부름을 받는 첫 계시를 기록하고 있다. 또 ‘무함마드가 어느 날 가브리엘이 타고 온 날개 달린 말 부라크를 타고 예루살렘의 사원으로 가 아브라함·모세·예수를 만났고, 때마침 내려온 천국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아담이 후손들의 영혼을 살피는 것을 봤으며, 아브라함을 다시 만나 천국을 갔다 왔다’는 내용이 있다. 무슬림은 이 여행을 기적이라고 하며 ‘환상을 통한 경험’이라고도 한다. 코란에는 모세가 136번, 아브라함 69번, 노아 43번, 예수는 36번 언급된다. 요셉, 마리아, 솔로몬, 다윗도 등장해 성경으로 착각할 정도다. 낙원에서 추방된 아담과 이브가 재결합한 장소를 ‘아라파트’라고 하니 ‘같은 인물 다른 스토리’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엘 대신 양을 희생 제물로 올린 내용은 성경 그대로다.

무슬림은 이런 차이를 유대인·기독교인의 의도 또는 부주의 때문에 생긴 부정확함이라고 한다. 코란만이 진실이며, 알라(하나님)로부터 직접 왔다는 것이다. 비무슬림은 오래전부터 이를 거짓이고 망상이라고 비난해왔다.

이슬람은 사우디아라비아 히자즈 산악지역이 근거지인 쿠라이시 부족의 토속 신앙에서 출발했다. 알라와 그의 세 딸 알라트·웃짜·마나트 3여신의 다신교에서 알라 유일신으로 바뀐 것이 이슬람이다. 코란에 아브라함을 내세운 것은 3개 종교 모두의 조상으로, 통합의 중심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예수도 신이 아닌 사도이며, 무함마드가 종국적인 최후 사도라는 교리다. 예루살렘이 3개 종교의 공통의 성지이듯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출발했고, 이슬람은 기독교가 교리의 토대이다. 같은 지역에서 발달한 이들 종교의 신은 결국 같아 보인다. 미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