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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시세 급등시점 맞춰
“투자하면 수백배 이익” 유혹

금감원 “비트코인 발행량 한정
무한 발급 화폐 가짜 가능성”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itcion)’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새로운 안전자산으로 떠오르면서 유사한 이름을 붙인 가짜 가상화폐를 이용한 신종 금융사기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일종의 전자화폐로 비트코인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 씨는 ‘B코인 투자 설명회’를 갔다가 “홍콩에 본사가 있는 B코인은 세계 가상화폐업계 5위로, B코인이 2년 안에 수십, 수백 배로 오르고 3년 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되면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 투자금의 수백 배까지 오른다”는 설명을 듣고 귀가 솔깃해졌다.

A 씨는 2500만 원을 투자했고, 업체는 100원이었던 B코인이 5400원까지 오르면서 총 1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추가 투자자를 데려오면 투자금의 10%를 주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A 씨는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고, 금융당국은 이 업체를 불법 유사수신업체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C 씨는 ‘R코인’이라는 가상화폐 사업 설명회를 통해 1200만 원을 투자했다. 코인과 현금을 각각 50%(600만 원) 씩 지급하는 방식으로 한 달 내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보장한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었기 때문이다. 업체는 비트코인과 달리 자신들이 개발한 채굴프로그램으로 무한대로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고, 다른 투자자들을 데려오면 10단계까지 수당과 수익을 지급하겠다며 투자자 모집을 유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 조사 결과 이 가상화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처럼 금감원이 수사를 의뢰한 가상화폐 금융사기 건수는 지난해 7건, 올해 4건에 이른다. 금감원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한정돼 있어 희소성이 있고 실제 현금처럼 쓸 수 있지만, 무한대로 발급할 수 있어 통용되지 않는 가상화폐는 가짜 가상화폐일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금융사기는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하는 시점에서 기승을 부린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첫 개발 당시 1코인당 1달러에 불과했지만, 2013년 11월에는 최고점인 1038달러를 찍은 바 있다. 이후 내림세를 걸었지만 2015년부터는 위안화 가치 하락에 위기감을 느낀 중국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투자에 관심을 쏟으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에는 한화로 70만 원 안팎으로 거래되고 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