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공무수행 민간인 등
‘공적업무’에 대상 국한시켜

미국, 독일, 일본 등 외국에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과 비슷한 공직자의 부패 방지와 청렴성을 강제하는 법들이 존재한다.

미국은 지난 1961년 ‘뇌물, 부당이득 및 이해충돌 방지법’을 정비해 공직자들의 금품수수를 금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품수수 금지’와 ‘불법사례 수수 금지’ 외에 공직자가 대가성이 없더라도 공무를 수행하면서 정부 이외의 출처로부터 보수, 기부금 등을 받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만 달러(약 56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독일에서는 1997년에 공무원 반부패법이 제정됐다. 당시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 특혜 시비가 잦았고, 정부는 매년 부패로 인해 200억 마르크(약 12조 원) 이상의 손실이 있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대가와 상관없이 직무수행과 관련된 부정을 저질렀을 경우 ‘이익 수수죄’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공직자 또는 특정한 공적 의무를 수행하는 자가 자신의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거나 위반할 것을 대가로 자신 또는 제3자를 위해 이익을 요구·약속·수령한 경우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해진다. 독일은 2014년에는 반부패법에 국회의원의 뇌물수수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개정안을 처리했다.

미국이나 독일의 반부패법과 김영란법은 적용 대상에서도 차이가 있다. 미국과 독일의 경우 공직자와 공무수행 민간인 등 ‘공적 업무’에 국한한 반면, 김영란법은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사 직원을 포함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가공무원 윤리법 및 윤리규정’에서 국가공무원은 이해관계자로부터 금전, 물품, 부동산 증여, 금전 대부, 무상 용역 제공, 향응, 여행 접대 수수를 금지한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