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기준가격과 차이 커
소비자 혼란 우려 공개 안해”

매각한 주인 소유 다른 땅도
禹처가 ‘차명 부동산’ 의혹
사실일땐 상속세 포탈 혐의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내와 자매들이 2014년 11월 이모(61) 씨로부터 경기 화성시 동탄면 농지(밭)를 공시지가보다도 더 싼 가격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우 수석 처가에 판 땅을 포함해 이 씨가 보유한 땅들이 실제로는 우 수석 처가가 소유하고 있는 ‘차명 부동산’이라는 의혹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우 수석의 아내와 자매들이 당시 매입한 화성 농지의 거래 가격이 한국감정원이 집계하는 기준 가격과 차이가 나 7월 현재 토지 실거래가 비공개 대상이라고 28일 밝혔다.

비공개 이유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감정원의 기준가격과 비교해 차이가 큰 경우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정확한 정보 제공을 위해 실거래가를 공개하는 것인데 기준 가격과 차이가 크면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제도 시행 초반인 점 등을 감안해 일단 비공개로 하고 단계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특히 가격 차가 현저히 커서 ‘이상 거래’ 혐의가 짙은 경우 거래 후 6개월 이내에 모니터링을 통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통보를 받은 지자체가 조사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그러나 우 수석 처가가 매입한 화성 농지의 경우 “모니터링을 했거나 지자체에 이상 거래라고 통보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우 수석 아내 등 네 자매가 신고한 가격은 7억4000만 원으로 2014년 5월 말 기준 공시지가 7억7681만 원과 차이가 난다. 공시지가보다 3700만 원가량 싼값에 땅을 샀다는 의미다. 인근 땅의 시세는 이 거래가의 6∼8배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씨가 우 수석 처가 소유인 기흥 컨트리클럽를 운영하는 삼남개발이 자신의 땅에 설정한 2000만 원 상당의 근저당을 20년 넘게 풀지 않고 있는 점도 의문이다. 이 씨가 팔았거나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가치가 최소 2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에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우 수석 처가와 이 씨는 서로 아는 사이일 가능성이 높고, 이 씨가 우 수석 처가에 자신의 명의를 빌려줬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근저당이 계속 유지된 것은 이 씨가 마음을 바꿔 땅을 팔아버릴 가능성에 대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대통령 직속 이석수 특별감찰관 조사 등에서 차명 부동산 보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상속세 포탈 혐의로 우 수석 처가가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땅 실소유주가 2008년 사망한 우 수석의 장인인 이상달 씨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우 수석 처가는 상속 재산을 숨겨 상속세를 포탈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해석이다.

손기은·박수진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