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3일째를 맞은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야말로 “자격 있는 강력한 지도자”라고 강조하면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때리기’에 집중했다. 또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 전 장관의 최대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은 이날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힐러리와 함께 있다”는 약속을 철저히 지켰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웰스파고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당대회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30년간 알아왔고, 일주일에 한 번씩 우리 집에서 조찬을 함께할 정도였다”면서 “우리는 클린턴이 대통령으로서 백악관에 들어간다는 것이 우리 딸들과 손녀들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모두 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트럼프에 대해서는 “냉소주의가 끝이 없고, 공감능력도 부족하다”면서 “(트럼프 유행어인)‘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에서 어떻게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느냐. 그러면서도 중산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느냐.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할 방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리언 패네타 전 국방장관 등 군 출신 인사들은 트럼프의 위험한 외교·안보 정책을 집중 공격했다. 패네타 전 장관은 “당장 오늘 트럼프는 이메일 해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 편에 섰다”면서 “더 이상 안보와 ‘아메리칸 드림’을 트럼프가 도박에 사용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나는 민주당원도 아닌 무소속이지만, 클린턴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그 이유 하나로 이 무대에 섰다”면서 “지금은 이 나라를 위해 민주·공화당원 간 차이를 제쳐 두고 위험한 선동가(트럼프)를 패배시키는 것이 모든 미국인들이 해야 할 의무로, 클린턴이야말로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또 블룸버그 전 시장은 “우리는 폭탄을 떨어뜨리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리얼리티 쇼가 아니라 현실을 봐야 한다”며 클린턴 지지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필라델피아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