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마을 주민들 증언 확보
제3자 ‘대리경작’ 가능성 주목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처가 소유의 골프장인 기흥컨트리클럽이 우 수석 부인 소유 농지(밭)에 대해 일반인 출입을 통제해왔다는 주민 증언이 나왔다. 해당 농지 주변은 도로개설 계획이 잡혀 있어 부동산 가치가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경작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우 수석 부인의 농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경기 화성시와 농지 주변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우 수석의 부인 이모 씨와 자매 3명이 공동 소유한 화성시 동탄면 중리 292·293 농지로 들어가는 길은 기흥컨트리클럽 입구 진출입로와 연결된 농로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지로 가려면 반드시 클럽 측 경비초소를 지나야 돼 일반인의 자유로운 출입이 어렵다. 중리저수지로 이어지는 샛길이 있지만 역시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다.

마을 주민들은 농사일을 보러 저수지 쪽을 드나들면서 종종 골프장 직원들과 승강이를 벌였다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골프장 직원 제지로 출입이 어려워 안쪽에 있는 문제의 농지에서 실제 경작을 하는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씨 등 자매 소유 농지가 제3자에 의해 경작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시는 주민들로부터 “골프장 직원들이 밭을 드나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우 수석의 부인 이 씨와 자매들은 지난 2014년 농지를 사들이면서 동탄면사무소에 ‘밭에 더덕과 도라지 등을 경작하겠다’는 내용의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밭이 임야 깊숙이 들어가 있어 경작에 적절하지 않은 데다, 토지 앞쪽으로 지방도 23호선이 지나갈 예정이어서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한편 화성시는 농정과, 동탄면사무소 등 농지법 위반 단속인력 외에 감사과 직원까지 동원해 조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화성=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