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등 비정유 사업 집중
“先투자결실 3분기부터 본격화”

올해 상반기 약 2조 원의 영업이익 ‘대박’를 낸 정유업계의 맏형 SK이노베이션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 주 사업인 정유 사업의 전망이 어두운 점을 감안해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19조 7384억 원, 영업이익 1조 964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반기 실적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분기에는 저유가로 인해 석유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실적 호조를 냈고, 2분기에는 정제 마진이 축소됐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재고 이익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2분기 재고평가 이익은 1분기 배럴당 30달러에서 2분기 41달러로 오르면서 3700억 원 발생했다. 정제 마진이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제품 생산에 투입한 비용을 뺀 것을 말한다.

지난 1월 배럴당 10달러였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6월 4.8달러까지 하락한 바 있다. 올해 하반기 정유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것은 이러한 정제 마진의 축소 추세 때문이다. 더욱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석유제품 수요 증가는 당장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5년간 SK인천석유화학의 파라자일렌(PX) 공장 투자(1조 6000억원),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의 중한석화 합작 설립(1조 원), SK종합화학과 일본 JX에너지의 PX 공장 설립(1조 원),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윤활기유 공장 투자(5000억 원) 등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은 바 있다.

정유 사업은 업 특성상 외풍을 많이 탈 수 밖에 없어 보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러한 선투자의 결실이 올해 3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제 마진 역시 글로벌 정기 보수로 인해 소폭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