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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저가수출’中에 비판일자
1억5000만t 減産 발표했지만
3월이후 4개월연속 생산증가

글로벌 시장점유율도 0.4%P↑

‘구조조정’국내업계에 악영향
“中 감산않을땐 불황극복 못해”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철강시장 불황을 초래한 중국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선언했지만 철강재 생산 기준이 되는 조강(쇳물) 생산량이 4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를 기록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또한 오히려 상승, ‘무늬만 구조조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세계철강협회(WSA)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1∼6월 중국 철강사의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400만t보다 1.1% 감소한 3억9560만t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이 8억990만t에서 7억9485만t으로 1.9% 감소해 중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49.9%에서 올해 50.3%로 오히려 0.4%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의 조강생산 감소율은 같은 기간 주요 철강 생산국 중 유럽(6.1%)과 한국(3.4%) 등에 크게 못 미치고 일본(1.1%)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앞서 중국 정부는 만성적 공급 과잉과 저가 수출로 글로벌 철강 불황을 초래했다는 세계 각국의 비판과 감산 요구가 쏟아지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최대 1억5000만t의 철강재 생산을 줄이겠다고 밝혔고 중국 내 2위 철강사인 바오산(寶山)강철과 6위인 우한(武漢)강철의 합병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감산 수준이 미미하고 점유율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실제로 1∼2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율은 3월 구조조정 계획 발표 이후 오히려 2.9% 증가로 돌아섰고 4월 0.5%, 5월 1.8%, 6월 1.7%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문제는 전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의 구조조정이 구호에 그칠 경우 8월 이후 본격화될 국내 철강업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겪는 불황 역시 중국의 공급 과잉 및 밀어내기식 수출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의 12배에 달하는 중국의 철강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을 경우 자체 구조조정만으로는 불황 극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글로벌 철강 시장의 회복 여부는 전 세계 생산량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이 실제로 생산을 감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철강업 특성상 하루아침에 생산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상반기 중국의 조강 생산량 추이를 보면 적극적인 감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