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 와이비소프트 유영배 대표

“낙상으로 부상·사망 많다” 말에
이동 때만 잠금 풀리도록 설계
4차례 실패 끝… 선주문 3000대

간호사 아내가 전한 빈번한 휠체어 낙상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4차례의 실패를 딛고 세계 최초로 낙상 방지 휠체어를 개발한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 기업인이 있다. 눈에 번쩍 띄는 기술력 덕분에 본격 양산도 하기 전에 받은 선주문만 3000대가 넘는다.

21일 서울시와 CJ가 운영하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 따르면, ㈜와이비소프트의 유영배(사진 가운데·45) 대표는 안전 바와 안전 발판을 융합한 ‘Safety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 낙상 방지 휠체어를 개발했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우체국의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인큐베이팅센터에서 만난 유 대표는 “기존 휠체어의 레버 방식인 토글 브레이크나 휠 잠금장치와는 차별화된 것으로 모든 경우에도 우선 정지되고 사용자가 이동할 경우에만 브레이크가 풀리게끔 설계한 전 세계 유일의 완제품”이라고 말했다. 부주의로 일어날 수 있는 휠체어 낙상사고를 완전히 차단한 기술로, 미래창조과학부의 ‘모의 크라우딩 펀딩 대회’에서 1위인 장관상을 받았고, 증권형 크라우드 펀딩에서 1억3000만 원, 네오스프링으로 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경기 양주 산업단지에 짓고 있는 공장이 9월에 준공돼 11월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지난해 혁신센터의 추천을 받아 의료기기박람회에 출품한 결과,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선주문이 쏟아졌다. 이와 더불어 기존 휠체어에도 간단히 붙여 쓸 수 있는 안전벨트 방식도 같이 개발했다.

정보기술(IT)업체에서 제품설계, 디자인을 하다가 2013년 6월에 홀로 창업한 유 대표가 안전한 휠체어에 주목한 것은 지난해 4월, 간호사인 아내가 “휠체어 낙상으로 인한 사망, 부상 사고가 많다”고 전한 데서 시작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기던 유 대표가 확인해 보니 휠체어 안전사고로 인한 국내 사망자만 연간 30여 건에 달할 정도였다. 그는 직접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홀로 밤낮으로 매달려 놀라운 성과를 창출했다.

유 대표는 “해외 시장 수출 전망도 밝아 코트라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4번의 실패를 거듭하면서 50만 원대에서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할 방안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