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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쌍끄’ 이유석 오너셰프

“선배 기술 훔쳐보며 11권 기록… 요즘도 밤 새워 레시피 연구”

“주방 경험도 없이 방송에 나온 화려한 모습만을 보고 셰프(요리사)를 꿈꾸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박봉을 받으면서도 하루 12시간 이상 서서 일할 수 있는 열정과 인내심이 자신에게 있는지부터 생각해 보고 셰프에 도전하기를 권합니다.”

최근 서울 강남에서 가장 ‘핫’ 하다는 신사동 소재 프랑스 식당 ‘루이쌍끄’의 이유석(35·사진) 오너 셰프는 12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막연히 스타 셰프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이 많은데, 숨 쉴 틈조차 없이 돌아가는 주방을 단 하루만 경험하고 나면 진로를 선택하는 데 훨씬 신중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셰프는 요리 관련 책을 쓰고 신문에 기고도 하며, 박찬일이나 최현석 등 선배 셰프들에게도 실력과 열정을 인정받는 대표적인 ‘스타 셰프’다.

“손님들에게 음식을 내놓기 전까지 초 단위로 시간과 싸워 가며 극도의 긴장을 견뎌야 한다. 주방은 때로는 험한 말과 고성이 오가는 전쟁터다. 이런 주방에서 재미보다는 고통을 느낀다면 요리를 직업이 아닌 취미로만 즐기는 편이 낫다.”

이 셰프의 솔직하고 따끔한 충고다.

그는 또 “나를 포함해 셰프 세계로 이끌려 들어온 사람들은 대개 주방에서 12시간 이상을 일하고도 집에 돌아와 다시 밤을 새워 레시피(조리법)를 연구할 정도로 요리에 미쳐 있다”고 전했다.

이 셰프에게 어떤 과정을 거쳐 셰프가 됐는지를 묻자 “당연히 밑바닥부터 시작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고교 2학년 때 요리를 시작해 서울보건전문대(현 을지대) 조리예술학과를 졸업한 뒤, 첫 직장에서 설거지와 감자 깎기를 도맡아 하며 월급 70만∼80만 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직원이 된 후에도 100만 원에 불과한 월급을 받으며 고된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자괴감을 느껴 잠시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하지만 요리가 그의 ‘천직’이었는지, 결국 요리사의 길로 돌아온 그는 2006∼2010년 혼자 프랑스와 스페인으로 ‘요리 유학’을 다녀온 뒤 2010년 10월 루이쌍끄를 차렸다. 그는 “프랑스에서 유학할 때는 돈이 없어 유명 요리학교는 다니지 못했고, 원래 실습생을 받지 않는 ‘미슐랭 3스타’급(최고 등급) 레스토랑에 매일 눈도장을 찍으며 13번째 도전 만에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허드렛일을 하며 선배들의 ‘기술’을 훔쳐보면서 습득해 11권에 달하는 노트로 정리해 놓기도 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