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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회 위원장 추대돼
北헌법에 ‘최고영도자’ 명시

국방분야 주력에서 벗어나
통일·외교 국정 전반 확대

황병서·최룡해·박봉주 등
軍·黨·政의 실세 부위원장
조통위도 국가기구로 승격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를 통해 신설된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추대된 것은 국정 전반에 권한을 행사하는 1인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핵실험·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국방분야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은 만큼, 김정은 시대 국정을 총괄하는 새로운 권력기구를 통해 전반에 주도권을 쥐며 명실상부한 유일영도체제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30일 정부 관계자는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29일 보도된 김 위원장의 국무위원장 추대와 관련, “한마디로 당에 이어 국가기구에서도 김정은 시대 권력구조가 완성된 것”이라며 “김정은이 그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서 국방분야에 주력한다는 인상을 줬다면 이제는 업무 범위를 통일·외교·안보분야를 포함한 국정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 김정일 시대의 비정상적인 선군정치 중심에서 당 국가 체제로 전환하며 북한을 정상국가화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30일 매체를 통해 공개한 사회주의 헌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최고영도자’이자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이며 임무와 권한은 △국가의 전반사업 지도 △국무위원회 사업 직접지도 △국가의 중요간부 임명 또는 해임 △다른 나라와 맺은 중요조약의 비준 또는 폐기 등이다.

국무위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 당·정·군 실세들이 부위원장에 포진했다.

특히 분야별로 새롭게 임명된 8명 국무위원 중 외교분야에만 2명을 둔 것은 핵 보유국 주장을 바탕으로 향후 국제사회를 향한 외교공세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무위원들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가운데 선전담당 김기남을 비롯해 군수공업 담당 리만건·대남 담당 김영철·국제 담당 리수용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이다.

북한이 기존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외곽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기구로 승격한 것도 주목되는 점 중의 하나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최고인민회의 결정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옴에 대하여’가 채택되였다”면서 “결정에 의하면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을 없앤다”고 보도했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평통을 국가기관으로 흡수하면서 인력, 예산을 늘려 대남 역량을 키울 뿐 아니라 통일과 관련된 것을 국가전략 순위에서 앞으로 이동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