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3黨 비대위 ‘초유 사태’

국민의당 역학구도 변화 예고… 재선급 호남의원 입김 세질듯

홍보비 리베이트 비리 의혹과 관련해 안철수·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29일 사퇴하면서 원내 1·2·3당이 모두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됐다. 여야 3당 모두 리더십 공백 사태가 벌어지면서 앞으로 정국 혼란이 극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은 당의 상징이었던 안 대표의 사퇴로 혼란과 함께 지도력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38명 의원 중 25명 안팎이 안 대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당내 역학 구도에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국민의당은 전체 38석 중 23석이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 앞으로 당 운영 과정에서 재선급 이상 호남 의원들의 입김이 더 강해질 수 있다. 안 대표는 원 구성 협상 당시 호남 의원들이 요구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대신 교육문화체육위원장을 고집하는 등 호남 의원들과 의견 차를 보여왔다. 차기 당권 주자 후보로도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 등이 주로 거론되고 있어 호남 인사가 당 대표를 차지할 가능성도 높은 편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8월 비대위 체제를 끝내지만, 리더십 부재 사태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많다. 새누리당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인사들 대부분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아 차기 지도부가 들어서도 당내 통합과 정국 주도권 확보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지도부 선출 방식을 두고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전당대회를 목전에 두고도 혼란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민주도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도부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당 통합과 제1야당 역할에 뚜렷한 한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민주에서는 추미애, 송영길 의원이 당내 최대세력인 친문(친문재인)계의 표를 의식한 선거 활동을 벌일 뿐 다른 의미 있는 움직임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