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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그리즈만 돌파형‘펄펄’
최전방 공격수는 모두‘전멸’
골 비중도 47% → 37%‘뚝’
볼 점유율 상위국 속속 탈락

“수비 치중… 흥미·질 하락”

센터포워드의 실종, 점유율 축구의 쇠퇴.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16의 가장 큰 특징이다. 유로 2016에선 최전방 공격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유로 2012에서는 득점 1위(3골)가 6명이었고 이 중 4명이 최전방 공격수였다. 올해 공동선두(3골)는 개러스 베일(웨일스·왼쪽 사진), 앙투안 그리즈만(프랑스·오른쪽), 알바로 모라타(스페인) 등 3명이며 이 중 최전방 공격수 모라타뿐이다. 모라타는 스페인이 16강전에서 탈락하며 득점왕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베일과 그리즈만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거나 미드필더 지역부터 드리블로 돌파해 골을 노리는 ‘변형’ 스트라이커다. 베일, 그리즈만 이외에 2골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드미트리 파예(프랑스), 야쿱 브와쉬치코프스키(폴란드) 등도 전형적인 센터포워드가 아닌 스피드와 돌파력으로 골을 사냥하는 스타일이다.

최전방 공격수가 터트린 골의 비중은 2012년 전체 득점의 47.4%(76골 중 36골)였으나 이번 대회는 37.5%(88골 중 33골)로 크게 떨어졌다. 특히 19골이 터진 16강전에서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은 4골에 그쳤다.

점유율의 쇠퇴도 눈여겨볼 만하다. 스페인은 짧고 강한 패스를 주고받으며 볼 점유율을 높이는 전술로 2008년과 2012년 유로에서 우승했고 티키타카의 ‘아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16강전까지의 경기당 볼 점유율 상위 5개국 중 8강에 진출한 건 독일(64%)과 포르투갈(56%) 뿐이다. 스페인(61%), 잉글랜드(59%), 스위스(58%)는 탈락했다.

조별 예선에서는 북아일랜드가 평균 34%, 아이슬란드가 35%의 점유율에 그쳤지만 16강전에 진출했다. 우크라이나(56%), 러시아(53%) 등은 50% 이상이었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16강전 8경기 중 5게임에서 점유율이 앞선 팀이 패했다. 특히 28일(한국시간) 아이슬란드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잉글랜드는 63%의 점유율로 37%의 아이슬란드를 압도했지만 1-2로 패했다.

전형적인 센터포워드의 실종, 점유율 쇠퇴의 배경은 ‘역습 축구’다. 유로 2016에선 파상공세를 펼치거나, 공격에 포인트를 두기 보다 튼실한 수비벽을 바탕 삼아 빠르고 정확한 역습을 펼쳐 골 결정력을 높이는 효율성이 돋보이고 있다. 웨일스, 아이슬란드 등 유럽의 축구변방이 8강전에 진출한 건 역습에 능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공을 얼마나 점유하느냐가 아닌 적절한 공간을 차지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역습이 인기를 끌면서 게임 내용, 즉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있다.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는 까닭에 경기당 평균 득점은 2.00골(44경기 88골)에 그치고 있다. 1996년 2.29골, 2000년 2.71골, 2004년 2.67골, 2008년 2.38골, 2012년 2.50골 에 비해 낮은 수치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