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도로공사는 올 연말까지 전국 182곳의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호텔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개소를 준비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 여자화장실 모습. 한국도로공사 제공

- 도로公 고속道 화장실 혁신

세면대에 ‘미러 디스플레이’
내부시설 휴게소별 특색 반영
연말까지 182곳 개선 완료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세면대에 대형 ‘미러 디스플레이’(거울로 이용하면서 정보도 제공 받을 수 있는 첨단 반사 패널)가 설치된다. 손을 씻으며 거울도 보고 고속도로 교통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로공사는 올 연말까지 경부고속도로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 등 수도권 내 고속도로 휴게소 20곳에 미러 디스플레이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도로공사는 고객들의 호응도에 따라 전국 모든 휴게소까지 확대 설치할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성준 도로공사 휴게시설처 차장은 “고객들이 고속도로 교통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이용 빈도가 높은 화장실 세면대에 최첨단 기기인 미러 디스플레이를 설치키로 했다”며 “교통 상황뿐 아니라 휴게소 음식 메뉴, 유가, 날씨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올해를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문화혁신의 해’로 정하고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을 호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이처럼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화장실 문화개선 운동을 벌인 뒤 10여 년이 흐른 만큼 하루 평균 140만 명이 이용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에 제2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화장실 혁신 대책 중 두드러진 점은 화장실 표준모델을 도입하면서 동시에 화장실 내부 시설에 휴게소별 특색을 담는다는 데 있다. 외부 디자인은 모두 청사초롱 모티브로 디자인된다. 남자화장실은 파란색, 여자화장실은 빨간색 계열로 바꿔 멀리서도 인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위생문제를 고려해 휴지통을 모두 없애고, 여성 고객들을 위해 위생용품 수거함과 파우더룸 등을 만든다.

에너지 절약형 절수 대변기와 발광다이오드(LED) 내장형 칸막이도 설치할 예정이다. 지난 4일 광주대구고속도로 논공휴게소에서 표준모델을 반영한 화장실이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휴게소별 고유 테마를 적용해 테마 관광까지 할 수 있는 휴게소도 문을 연다. 예를 들어,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부산 방향)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고향 화장실’ 개소를 준비하고 있다. 장애인 화장실은 ‘가족사랑 화장실’로 새롭게 태어난다. 유아용 변기를 추가로 달고 외부에는 점자 블럭 외에 점자 안내봉 등 장애인 유도시설을 설치해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도로공사는 여름 휴가철 고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7월 말까지 97개, 연말까지 전국 182곳의 개선을 모두 완료할 방침이다. 이번 화장실 개선에 드는 예산은 총 437억 원으로 바닥이나 배관 등 시설 공사에 쓰일 127억 원은 도로공사가, 나머지 내부 인테리어에 쓰일 310억 원은 휴게소 운영업체가 낼 예정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