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경제전망 설문조사

“수출 고전 계속될 것” 80%
“설비투자 늘릴 것” 23%뿐

30대 그룹은 올 하반기 경제상황이 내수와 수출 모두 극심한 부진을 겪은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더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설비투자를 늘리겠다는 그룹은 23.3%에 불과했고, 신규 채용도 구조조정 확산과 불확실한 경기전망 등으로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문화일보가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경제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반기 민간소비가 ‘상반기와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이 50.0%를 보인 가운데, ‘나빠질 것’이라는 부정적 응답이 40%로 ‘좋아질 것’(10.0%)이라는 긍정 응답의 4배였다. 수출은 ‘상반기와 비슷한 상태로 고전할 것’(80.0%)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다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은 10.0%에 그쳤다. 각 그룹은 하반기 가장 큰 대내 리스크(위험)로 ‘내수 침체’(40.0%)와 ‘금융시장 불안’(16.6%)을, 대외 리스크로는 ‘중국 성장세 둔화’(53.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내외 부정적 경기전망에 따라 설비투자도 보수적으로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중에서 설비투자를 다소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7개사(23.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비슷한 규모로 진행할 계획(56.7%)이라는 그룹이 가장 많았고, ‘다소 줄이겠다’는 그룹이 5개사(16.7%)였다. 앞서 재계는 지난 3월 30대 그룹이 지난해보다 투자를 5.2%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투자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용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6개 그룹(53.3%)은 연초 세운 계획대로 신규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지만 LG, 포스코 등은 아직 하반기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동부, 대우건설 등은 채용을 축소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말 시행 예정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내수 위축 효과에 대해서는 60.0%가 ‘우려했던 대로 내수위축 효과를 가져 올 것이므로 법 시행 전에 시행령 보완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방승배·김남석·최재규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