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수사 적극 협조”

해외 순방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에 대해 처음으로 “국민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미국 액시올과의 에탄크래커(분해)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 직후 국내 언론 특파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기 전인 지난 7일 출국했던 신 회장이 검찰 수사와 관련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이번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있으며 모든 계열사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상장 계획 철회에 대해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는 게 아니고 다시 준비해 연말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상장은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므로 꼭 지키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의 상장은 현재 회사 지분 99%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계 자본의 비중을 낮출 것으로 기대돼 지배구조 개선에 꼭 필요한 작업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호텔롯데는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신 회장은 6월 말 열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해 “결과에 대해 전혀 걱정하고 있지 않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룹 경영권을 놓고 경쟁 중인 형 신동주 SDJ 회장은 신동빈 회장 등 임원진의 해임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지난해까지 열린 두 차례의 주총에선 신동빈 회장이 완승해 경영권을 지켜 왔다.

신동빈 회장은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아직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그게 끝난 후 곧바로 귀국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은 미국에서 며칠 간의 일정을 더 소화한 후 일본으로 이동해 주총을 준비할 예정이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