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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수 페북 10분의1 이지만
日·泰·印尼선 국민메신저 저력

美·日 상장 통해 1조원 확보후
북미·중동 신시장 개척 나설듯
O2O서비스도 진출 ‘광폭행보’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미국과 일본 증시에 동시 상장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라인이 이를 통해 글로벌 메신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페이스북을 제압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6월 현재 월간실사용자(MAU) 숫자로 보면 라인이 페이스북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지만 장점으로 꼽히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비롯, ‘스마트포털’의 비전을 바탕으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유리하게 이끈다는 전략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10억 명의 MAU를 보유한 ‘왓츠앱’과 9억 명의 MAU를 가진 ‘페이스북 메신저’를 운영 중이다. 3위는 7억 명의 중국 텐센트의 ‘위챗’이며 라인의 1분기 기준 MAU는 2억1800만 명으로 4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라인의 경우 일본과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민 메신저’로 등극, 이들 주요 4개국의 월평균 이용자 수만 1억5160만 명에 달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전체 이용자의 3분의 2 이상이 해당 국가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라인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북미와 남미, 인도 및 중동 지역에서 페이스북을 넘어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자만 놓고 보면 라인은 페이스북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하지만 페이스북보다 먼저 O2O 서비스 등 스마트포털로서 방향성을 명확히 한 만큼 승산이 없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인 중국보다는 북미 등이 더 가능성 있다”면서 “킬러 서비스 등 ‘트리거(방아쇠)’ 효과가 강한 모바일 메신저의 특성상 ‘한 방’만 걸리면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라인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1조 원을 신시장 개척과 신규 서비스 등에 집중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사세 확장에 자금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미국 증시 상장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지 인지도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부터 라인은 기존 메신저 사업을 넘어 O2O 영역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가고 있다. 태국에서는 배달서비스 ‘라인맨’을 지난 4월부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지업체 ‘고젝’과 손잡고 택시 등 교통 O2O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라인은 2013년 미국 법인 설립 이후 2014년 말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라인의 캐릭터 제품을 판매하는 ‘라인 프렌즈’ 매장을 열기도 하는 등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을 타진해왔다. 네이버 측은 “당시 21일간 총 30만 명 이상이 방문해 라인 캐릭터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물론 쉽지 않은 싸움이다. 페이스북 역시 최근 페이스북 메신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챗봇’을 공개하며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 단순 메신저 이상의 가치를 담기 위해 기업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챗봇은 인간의 대화를 흉내 내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이 같은 기능이 도입되면 기업과 사용자는 대화하듯 예약이나 상품 추천 및 구매 등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라인 역시 조만간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이버 100% 자회사 라인은 오는 7월 14일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이어 같은 달 15일에는 일본 도쿄(東京) 증시에 상장하기로 지난 10일 결정했다. 노무라증권과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4곳이 주관사를 맡는다. 신주발행 방식으로 7월 12∼13일 사이 일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300만 주, 미국 등 해외투자자들을 대상 220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보통주 1주당 3만 원이 예상돼 라인은 상장을 통해 약 1조 원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