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자원순환법 2018년 시행

커피 찌꺼기 등 재활용 권장
연간 1조7000억 효과 기대
환경보호·매립지 부족 해소

커피 찌꺼기(커피박)처럼 재활용으로 경제성을 갖춘 쓰레기 폐기물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활성화된다. 쓰레기 재활용 등으로 수도권매립지 수명이 20년 이상 연장되고 연 1조7000억 원의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국회 본의회를 통과한 ‘자원순환기본법’이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이 같은 후속 조치를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법은 경제성과 환경성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쓰레기를 폐기물에서 제외해 시장에서 재화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고철, 폐지 등은 재활용 후에도 폐기물로 분류돼 운반이나 사용 과정에서 규제가 많다”며 “법 시행으로 규제비용을 줄이고, 수입에 의존하는 천연자원 소비를 재활용으로 대체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에서는 매년 3500t의 커피박이 배출되는데, 지금은 폐기물로 분류돼 생활폐기물과 함께 매립되고 있다. 앞으로 커피박을 친환경 퇴비로 재활용할 경우, 스타벅스에서 나오는 커피박으로만 17만5000포대(15억9200만 원 상당)의 비료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종량제 봉투 구매 비용 23억 원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다. 아울러, 폐기물 다량배출 업종에 자원순환 목표를 설정하고 그 이행을 평가하는 ‘자원순환 성과관리제’도 시행된다. 폐기물 다량 배출 사업장 2300여 개소를 대상으로 순환이용과 최종처분 등에 대한 관리가 이뤄진다. 환경부는 이를 통해 연간 6743억 원의 자원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쓰레기 매립 시 ‘폐기물처분부담금’을 도입해 매립은 최소화하고 재활용은 늘리는 정책도 시행된다. 현 추세대로라면 4년 후 사업장폐기물 매립지 부족이 예상되는데, 폐기물처분부담금 도입을 통해 매립·소각 비용이 재활용 비용보다 적게 드는 지금의 불합리한 비용 구조를 바꿀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매립·소각 시 에너지를 회수하는 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감면조항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폐기물처분부담금을 고물상 같은 영세 재활용 시설 개선 등 재활용 시장 활성화에 사용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원·에너지 소비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입의존도는 96%에 달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법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 원자재 수입액은 매년 3113억 달러에 달해 반도체·자동차 등 상품 수출액(1941억 달러)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6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 연장 합의로 쓰레기매립지 대란 위기는 넘겼으나, 여전히 매립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후 수도권 3개 시·도는 쓰레기 매립 ‘제로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제도적 기반은 부실한 실정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