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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세먼지 종합대책

환경개선 부담금 면제 폐지
경유가격 인상 방침은 철회
증세 논란속 실속없는 대책

정부가 3일 마련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이 박근혜 대통령의 ‘특단의 대책’ 마련 지시에도 불구하고 부처 이기주의와 예산 문제, 서민증세 논란 등에 부딪혀 결국 ‘알맹이’ 빠진 대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에는 당초 환경부가 주장한 경유값 인상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 대신 △40년이 넘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등 경유차에 주던 혜택 폐지 △노후 경유 대형차(9t 이상)에 미세먼지 저감장치 부착 △서울에 환경지역(LEZ)을 설정해 공해 유발 차량의 수도권 진입을 금지하는 방안 등이 대책에 포함됐다.

미세먼지 저감 대책 발표는 이번을 포함, 현 정부 들어 4차례나 발표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책 방안들 역시 지난번 대책의 ‘재탕’이 대부분이어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2014년에도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통해 2006년 이전 제작된 경유차 38만 대에 배출가스 저감장치(DPF)를 부착하고, 조기 폐차를 유도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같은 대책에도 미세먼지 상황은 오히려 심각해져 갔다.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사업 연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이번 대책이 아주 효과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결여돼 있다”며 “도심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은 노후 중대형 경유차 100만 대에서 뿜어져 나오는 질소산화물인데, 이를 줄이는 ‘선택적 환원촉매 장치(SCR)’ 부착은 2조∼3조 원 이상의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 이번 대책에서 제외됐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 2005년 이전에 판매된 9t 이상 경유차 9700대에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을 동시에 저감하는 1500만 원 상당의 장치 부착을 지원키로 했다. 현재 수도권에는 2.5t 이상 중대형 경유차 100만 대가 운행 중이다. 정부는 나머지 99만 대에 대해선 폐차 지원금 규모를 늘리는 등 조기 폐차를 유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책 효과는 더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이번 대책만으로는 소비자들의 경유차 선호도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경유값을 인상하고, 휘발유값은 내려 경유차 선호도를 낮추는 방안을 미세먼지 근본 대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부처들이 경제에 미칠 타격을 우려해 반발하고, 정치권까지 경유값 인상은 절대 불가라는 목소리를 내면서 백지화됐다.

노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는 방안은 이번 대책에 새롭게 포함된 내용으로,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초미세먼지(PM2.5)는 주로 경유차에서 나온다. 도심을 돌아다니는 경유차는 사람의 코 높이에서 질소산화물을 내뿜어 다른 배출원보다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세먼지 대책의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