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문장 짧은 開院 메시지
축하보다 당부에 방점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20대 국회가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한 국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우간다를 국빈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이날 20대 국회가 4년 임기를 시작하는 것과 관련, “제20대 국회 임기 시작을 축하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박 대통령은 또 “경제위기, 안보불안 등 안팎으로 어려움이 많은 시기인 만큼 국회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헌신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외 순방 중인 박 대통령이 20대 국회 출범에 대한 메시지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청와대가 밝힌 세 문장짜리 메시지에는 ‘축하’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긴 하지만 다른 단어들의 의미를 곱씹어 보면 ‘축하’보다는 ‘당부’ 또는 ‘우려’로 해석된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국민을 섬기고 나라를 위해 일한 국회로 기억되기를 바란다는 부분에서 박 대통령은 “19대 국회가 국민을 섬기지 않고 나라를 위해 일하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에서도 ‘국민의 삶’을 명분으로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란 의지도 이날 메시지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지난 27일 해외 순방 도중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전격적으로 재의요구(거부권)를 행사한 바 있다. ‘협치’와 거리가 먼 정치 공세라는 야당의 비판에 아랑곳하지 않고 임기 말 국정을 원칙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가 민생을 위해 일해달라는 원론적인 당부”라고 설명했다. 현재 박 대통령이 조만간 열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에도 아프리카 및 프랑스 순방 일정을 소화할 예정인데 여야가 만약 원 구성에 전격적으로 합의해 주중에 개원식을 열 경우 행사 참석과 축하 연설은 불가능하다.

캄팔라 =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