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진 = 헤지스골프(왼쪽부터 두 번째까지)·휠라골프·타이틀리스트(맨 오른쪽) 제공

간절기 라운드 패션

이미지 크게보기 가로 줄무늬 슬림핏 집업 칼라티셔츠를 입고 있는 이창우 선수. 가슴 부분 자주색 컬러가 전체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다. 헤지스골프

골프를 즐기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필드 패션이 더욱 젊어지고 세련돼가고 있다. 또 퍼포먼스에 집중하는 프로 골퍼들의 착장이 골프웨어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계절에 따른 기본적인 기능뿐 아니라 스윙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술이 제품에 접목되고 있는 것. 여기에 디자인 등 패션성에 비중을 두는 여성 골퍼들의 증가도 필드 위 패션을 변화시키고 있다.

점점 더워지고 있지만 라운드를 포기할 순 없다. 초여름 그린 위에서 쾌적한 라운드를 즐기기 위한 간절기 필드 패션을 알아본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당신의 골프 룩은 더욱 젊고, 더욱 프로페셔널하며, 더욱 아름다운 것이어야 한다.

◇ 밝고 슬림하게 … 필드가 젊어졌다 = 영(young) 골퍼뿐만 아니라 최근엔 중년층도 젊고 경쾌한 패션을 선호한다. 어떻게 젊어질 것인가. 튀는 컬러나 디자인보다는 실루엣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날씬할수록 어려 보이기 때문이다. 약간 몸에 붙는 정도의 슬림핏이 가장 좋다. 그래야 더 역동적으로 보인다. 다만 너무 마른 편이라면 베스트를 겹쳐 입거나 약간 헐렁하게 코디해야 체형을 커버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엔, 허리선이 들어간 상의와 스판 소재 바지가 적당하다. 배소현 LF 헤지스골프 디자인실장은 “남성의 경우 셔츠는 안으로 넣어 입고, 여성의 경우 애매한 7분 길이의 바지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광활한 필드라는 공간과 여름이라는 계절감을 고려하면, 화이트 팬츠에 다양한 컬러를 매치하는 방식이 가장 경쾌하다. 특히 요즘엔 너무 화려하고 디자인이 도드라지는 것보다는 심플하면서도 컬러 등 한 가지에 포인트를 준 원포인트 패션이 각광 받고 있다. 타이틀리스트에서는 컬러 조합 3가지를 제안하는데 화이트+보라+그린으로 구성하면 깔끔해지고, 노랑+네온핑크+파랑 등을 활용하면 밝고 경쾌해진다. 도회적인 인상을 주고 싶다면 블랙+보라+코발트의 조합도 괜찮다. 다만 겉옷 안에 칼라가 없는 셔츠나 티셔츠를 입는 건 골프 매너에 어긋나므로 피해야 한다.

◇ 레이어드·하이브리드·기능성 디자인 … 모든 골퍼는 프로다 = 요즘 같은 간절기엔 여러 겹을 껴입는 레이어드 스타일이 효과적이다. 토시와 기능성 속옷, 그리고 반팔과 바람막이류의 얇은 점퍼가 기본 공식. 이 같은 간절기 착장을 돕기 위해 아예 하이브리드형 웨어도 나왔다. 헤지스골프에서는 깃이 달린 캐주얼 반팔 셔츠에 냉감 이너 티셔츠를 부착한 ‘하이브리드 셔츠’를 선보였는데, 두 달여 만에 2차례 재주문하는 등 반응이 폭발적이다. 구자현 헤지스골프 팀장은 “필드 위에서도 요즘엔 가치소비가 대세다. 국내 영 골프웨어 시장이 처음 형성된 2010년대 초반엔 디자인 경쟁이 컸지만, 점차 기능성 경쟁으로 판세가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최근 골퍼들은 외적인 요소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스윙에 최적화된 기능성 골프웨어에 가장 집중한다는 것. 휠라골프에서도 골프 의류 본연의 기능에 집중하는 ‘액티브 퍼포먼스 라인’을 통해 몸에 달라붙지 않고, 수분을 만나면 열을 흡수하는 냉감 셔츠를 선보였다.

기능성 골프웨어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타이틀리스트에서는 소재 자체의 기능에서 더 나아가 ‘기능성 디자인’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했다. 등, 겨드랑이, 옆구리, 허벅지 사이와 무릎 뒤에 ‘에어 패널(air panel)’이라고 불리는 작은 구멍을 뚫은 것. 골퍼가 더 쾌적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돕는 이 구멍은 목적과 위치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로고를 활용해 심미적으로도 뛰어나다.

◇ 래시가드·니트 골프화·조거 팬츠 … 필드 패션의 혁명 = 최근엔 얇은 점퍼 대신 서퍼들이 자주 입는 래시가드(수상 운동 셔츠의 한 종류)도 필드 위에서 자주 보인다. 햇빛 차단에 효과적이고 겹쳐 입기에도 편하다. ‘정석’처럼 여겨지는 흰 팬츠, 피케 셔츠, 가죽 골프화, 흰 모자 등에도 변화가 많다. 특히 멋 좀 낸다는 남성들은 헌팅 캡이나 밀짚 페도라(중절모의 일종) 등을 쓰며 감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또 젊은 골퍼 중에는 신발만 골프 전문 브랜드 제품을 선택하고, 조거 팬츠나 라운드 티셔츠 등을 입는 등 필드 위에서 다소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이기도 한다. 잘 입으면 멋지지만, 자칫 예의 없어 보일 수도 있으니 패션 고수가 아니라면 섣불리 시도하지 말자.

그래도 정석을 약간 벗어나면 보다 멋스러운 필드 패션을 완성할 수 있다. 예컨대, 가죽 대신 최근엔 니트나 천, 극세사 소재의 골프화가 인기 있다. 또 스파이크도 거의 없어 일상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도 많다. 가볍고 통풍이 잘된다는 장점에, 보기에도 경쾌하니 일석이조다. 임노상 휠라 사업부장은 “골프웨어와 골프화도 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꼼꼼하게 골라야 건강하고 안전하게 라운드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가볍고 시원한 기능에 집중해 제품을 고르면 더욱 실용적으로 레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