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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潘 ‘대권 시나리오’ 전망

내년초 입국후에 활동 본격화
기존 정치권과 일단 거리둘듯
중도지향 리더로 與후보 도모

본격검증땐 지지율 하락할수도
충청 + TK 후보론 승리 한계
PK 세력 이탈 최소화가 관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마를 시사하면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26일 정치권에서는 반 총장이 내년 귀국하더라도 일단 기존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면서 ‘제3 지대’에서 대선을 도모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반 총장은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한국) 내부에서 여러 가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이런 것이 해외에 가끔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창피할 때가 많다”며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현재 정치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계파 간 갈등과 여야 간의 극심한 대립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에 발을 담그더라도 통합의 리더십을 앞세우고 기존 여야 정치권과는 거리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은 기존 정치권의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에서 자유로운 인물이다. 충청 출신 직업 외교관으로 보수·진보 정부에서 두루 중용됐다. 반 총장과 함께 유엔에 근무했던 한 인사는 “반 총장이 외교부에 근무할 때부터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쳤다”며 “이념에 관계 없이 윗사람과 아랫사람으로부터 모두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정치를 시작한다면 지역, 이념의 통합 남북통일 시대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라는 메시지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제3 지대’에서 대선을 완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역대 대선 가운데 가장 강력한 ‘제3 후보’로 평가받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무소속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반 총장은 본인의 뜻과 관계없이 여권의 대선 후보로 분류되고 있다. 안 대표나 문 전 대표처럼 확실한 대선 주자가 있는 야권과 달리, 여권에서는 의미 있는 지지율을 가진 후보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새누리당, 특히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반 총장에게 공개적인 구애를 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 후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야당에서는 벌써 반 총장에게 친박 후보라고 공세를 시작하고 있으며, 대구·경북(TK)이 중심이 된 친박과 ‘충청+TK 연합’은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여러 정계개편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반 총장이 친박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부산·경남(PK) 쪽에서 이탈 세력이 생길 수 있다. 야권에 문 전 대표, 안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 PK 출신이 많다는 것도 PK 이탈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야권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등장할 경우 충청 출신의 강점이 사라져 반 총장의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귀포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