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안 39건중 본회의 통과 ‘0’

국회에서 ‘막말’과 ‘갑질’이 추방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회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대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 39건의 징계안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징계안은 단 한 건도 없다.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존중받는 품격있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20대 국회에서 동료 의원의 추태를 감싸는 부당한 ‘온정주의’와 막말·갑질 불감증이 추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법률소비자연맹에 따르면, 19대 국회 윤리특위에 39건의 징계안과 2건의 자격심사안이 회부됐다. 하지만 윤리위에서 의결된 것은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심학봉 전 의원의 징계안 한 건뿐이었다. 철회된 6건의 징계안을 제외한 32건의 징계안이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를 앞두고 있다.

윤리위를 통과한 심 전 의원 건도 본회의 회부 전에 심 전 의원이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해 공식적으로 19대 국회에 처리된 징계안은 한 건도 없다.

18대 국회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54건의 징계안이 접수돼 16건은 철회됐지만 나머지 37건은 자동 폐기되면서 국회가 끝났다. 이 중 원안가결된 것은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을 한 강용석 전 의원에 대한 징계안 1건뿐이었다.

유명무실하다 비판을 받는 윤리특위는 그간 운영비용으로 수억 원을 사용했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19대 국회 윤리특위는 운영비용으로 2억6979만 원을 썼다. 4년 동안 징계심사소위원회 회의와 전체회의 시간을 포함해 총 11시간18분의 회의가 열린 것에 비추어보면, 회의 시간당 운영비용이 2387만 원에 달한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