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모르는 사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위원회 출범이 무산된 다음 날인 18일 오전 정진석(뒷자리)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이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KTX를 타고 광주로 향하고 있다. 두 사람은 2시간 동안 앞뒤 자리에 나란히 앉아 있었으나 대화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인사도 나누지 않았다. 연합뉴스

광주行 KTX 앞뒤로 앉아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18일 오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위해 광주행 열차 같은 칸에 탔지만 서로 인사도 나누지 않는 등 냉랭한 모습을 연출했다. 현 정무수석이 여당 원내대표를 외면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정 원내대표와 현 수석은 이날 같은 광주행 KTX를 타고 심지어 앞뒤 자리로 붙어 앉았지만, 둘 사이에는 대화는커녕 인사 한마디 없었다. 맨 뒷자리에 앉아 먼저 자리를 잡은 정 원내대표는 약 15분 뒤 광명역에서 탑승해 바로 앞자리에 앉는 현 수석을 봤으나 눈도 맞추지 않았다. 알은체하지 않은 것은 현 수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둘은 2시간 내내 ‘불편한 동행’을 이어갔다. 열차에서 내리면서도 둘은 서로 얼굴을 마주치지 않았고, 각자 역사를 빠져나가 기념식장으로 향했다. 이 같은 둘의 모습은, 지난 12일 현 수석이 국회를 찾아 정 원내대표와 만나 ‘협치’에 공감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회동 의제를 사전 논의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정 원내대표와 현 정무수석은 지난 15일 단행한 당청 인사 내용을 서로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당초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지를 업고 원내대표에 당선됐으나, 이후 인선 문제로 청와대와 틀어졌다. 청와대 의중을 반영하는 친박계는 전날 정 원내대표가 비박(비박근혜)계 위주로 비대위원을 인선하고 비박계 강성인 김용태 혁신위원장을 인선한 것에 반발해 전국위원회 무산 사태까지 일으켰다.

광주=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