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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안의 앞부분에 있는 볼록렌즈 모양의 무색투명한 구조물을 수정체라고 부른다. 수정체는 두께 변화를 통해 멀리 있는 물체와 가까이 있는 물체의 초점이 망막에 정확하게 맺히도록 해 준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의 두께 조절력이 떨어져 명함의 전화번호 등 근거리(약 25∼30㎝)에 있는 작은 물체가 점점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노안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40대 중반 이상이 되면 찾아오는 걸로 알고 있는 노안 증상이 최근엔 30대에도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36∼40세 노안 환자가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젊은 층의 노안은 최근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가까운 거리의 스마트폰이나 PC 화면을 집중해서 보면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이 장시간 긴장 상태로 있게 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수정체 조절이 원활하지 않아 노안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실내 작업이 많은 사람들은 노안 예방을 위해 근거리 작업을 50분 정도 한 후에는 원거리를 보면서 모양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도 노안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오랫동안 자외선에 노출되면 수정체 조직 변화를 일으켜 노안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이 강한 곳에 외출할 때는 선글라스, 양산 등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단 한번 노안이 오면 자연적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노안이 와서 수정체의 조절력이 떨어져 근거리 시력이 저하되면, 그에 맞는 돋보기나 콘택트렌즈 또는 다초점 안경을 착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

수술 방법도 있다. 노안 초기에는 한쪽 눈의 각막 내에 인공 임플란트의 일종인 인레이(Inray) 삽입술을 시도하는데 노안 교정엔 한계가 있다. 백내장이 있는 경우 백내장 수술 후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노안도 함께 교정한다. 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백내장 수술은 유화술(Phacoemulsification Technic·乳化術)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수술은 20분 정도 걸리며 2∼3시간 정도 병실에서 안정을 취한 후 수술 당일 퇴원한다. 부작용은 많이 보고되지 않았지만 감염, 안압 상승 등의 합병증이 드물게 발생한다.

한편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해도 젊었을 때의 시력을 얻을 수는 없다. 원거리 시력의 선명도가 젊었을 때보다 떨어지고 수술 초기에는 야간 운전 시 눈부심, 빛 번짐 등도 생길 수 있다.

<도움말 = 정소향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안과 교수>

이경택 기자


노안 체크리스트

1. 나이가 40세 이상이다.

2.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집중이 안 된다.

3. 스마트폰 화면을 오래 바라보기 어렵다.

4. 안개가 낀 듯 침침해 눈을 자주 비빈다.

5. 밝은 조명에서 잘 보이는 글씨도 어두운 조명에서는 흐리게 보인다.

6. 책을 읽으면 눈이 피로하고 머리가 아프다.

7. 밤에는 증상이 심해져 운전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8. 바늘 귀에 실을 꿰기 어렵다.

9. 처음에는 잘 보이다가 차차 흐려진다.

10. 작은 글씨가 뿌옇게 보이면서 초점이 잘 맞지 않는다.

11. 책이나 신문을 읽다가 먼 곳을 보면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

12. 먼 곳을 보다가 가까운 곳의 글씨를 보려면 어른거린다.

※ 12개 항목 중 7개 이상 해당하면 노안이 의심되며 마지막 3개(10, 11, 12) 항목에 해당하는 경우 개수와 관계없이 노안이 의심되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