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비대위 꾸려 정책 개발
非盧후보 육성 초점 맞출듯

“넉달간 할 수 있는게 있겠나”
일각, 시한부 비대위에 우려

임기가 4개월 연장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수권 비전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악화한 경제에 대안 제시, 총선 공약 실현, 대권 주자 양성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김 대표 특유의 정치적 감각과 추진력이 발휘되면 4개월 후 김 대표의 위상이나 당내 기반이 지금과는 상당히 달라져 자생력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당대회와 새로운 원 구성에 모든 관심이 쏠리면서, 비대위 역할은 사실상 어제로 끝났다” “전문경영인은 전문경영인일 뿐 오너가 될 수 없다”는 평가도 제기되고 있다.

박광온 대변인은 4일 통화에서 “4개월이면 그동안 김종인 대표가 비대위를 꾸려온 기간보다 더 길다”며 “원내 지도부와 상의해 총선 때 제시했던 여러 공약의 법제화 순위를 정하고,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철학과 능력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정장선 총무본부장도 “초기 3∼4개월이 앞으로 4년간 당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친다. 김 대표가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원내 1당의 역할을 분명히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날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김 대표는 오는 5∼8일 연휴 기간에 제주도와 자택 등에서 모처럼 휴식을 취하며 향후 정국 구상을 할 계획이다.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대로 ‘경제비상대책기구’도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와 협의해 새 정책위의장을 임명한 후, 나머지 구성원들도 인선한다. 김 대표의 경제 책사 역할을 해온 최운열 당선인 등 좌우를 포괄하는 당 안팎의 경제전문가들을 고루 선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공언대로 문재인 전 대표와 경쟁할 수 있는 ‘비노(비노무현)’ 후보를 발굴해 적극적인 지원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4개월 남은 ‘시한부’ 비대위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비대위원은 “실제 4개월 동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냐”며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새 원내지도부가 경제정책과 공약 법제화 등을 주도하고 7월 말부터 당권경쟁이 본격화하면, 비대위의 역할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와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 당헌·당규 손질 등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경제비상대책기구도 김 대표와 같은 ‘4개월’ 임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오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가 새로운 정책위의장을 임명하고 인력구성과 조직의 성격을 바꾸면 기구의 성격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윤희·김다영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