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사이즈’ 중국 장강 한가운데로… 크루즈 타고 ‘세 개의 협곡’ 훑는다[박경일기자의 여행]](http://image.munhwa.com/gen_thumb/202405/2024050201032412048001_300.jpg?v=20240503041657)
이미지 크게보기‘부실’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크게 늘어나는 등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지난 4월 28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의 독에서 직원들이 선박 건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보기논의 3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리어트호텔에서 개최된 ‘제19차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유일호(왼쪽) 경제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 대우조선 처리 어떻게
조선 3사중 최악의 경영
지난 16년간 정치권 로비
수차례 구조조정기회 놓쳐
고액연봉 등 모럴해저드에
저가 수주로 부실 더 키워
신속하게 메스 대지 않으면
또다시 골든타임 놓칠 우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네 차례에 달하는 ‘공적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경영부실이 심화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실패 사례는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신속하고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고 미적거린 정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의 ‘합작품’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5조505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상상을 초월하는 7308.5%에 달했다. 이 회사와 함께 ‘조선 빅3’로 분류되지만 공적자금 투입은 없었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이 각각 220%, 309%인 것과 비교하면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규모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내유보금도 ‘제로(0)’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약 12조5000억 원, 약 3조6000억 원인 것과 대비된다. 그럼에도 채권단인 국책은행과 정부는 지역경제 파장 등을 명분으로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에 단일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인 4조2000억 원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0년 대우중공업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으로 산은의 자회사로 편입된 대우조선해양은 이후 16년간 구조조정 요구를 받았지만, 되레 ‘모럴 해저드’에 가까운 방만한 경영과 정치권 로비로 위기를 편법으로 넘겨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대우조선해양은 2019년까지 3000명을 줄이는 등의 자구책을 내놓았고, 노조도 임금동결과 쟁의활동 금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회사는 직원 한 명당 9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또 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대우조선해양과 그 자회사에 자문역으로 취임한 사람은 총 60명으로, 이들은 특별한 자문 실적도 없이 평균 8800만 원의 연봉과 고급 차량·자녀 학자금 등을 받았다. 여기에는 국가정보원 간부, 예비 장성, 대우조선 퇴직 임원 출신 등이 포함됐다.
‘수주 잔량 1위’라는 지위도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11월 이래로 세계 수주 잔량 1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조선업을 부실로 멍들게 한 ‘저가 수주’의 결과라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러시아 북극해를 운항하는 쇄빙 운반선을 1척당 3억800만 달러(약 3546억 원) 가격으로 총 16척의 건조 계약을 따낸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시세보다 약 1200만 달러 싼 저가 입찰이라는 지적과 함께 무리한 저가 수주 경쟁을 촉발해 업계 전체의 수익성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패한 구조조정 사례로 꼽히는 STX그룹, 동양그룹을 ‘타산지석’으로 삼고 기업과 경영진 스스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나 국책은행 주도의 구조조정에 앞서 기업 스스로 고통분담 등을 통해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으면 ‘골든 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빈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 교수는 “부실은 기업이 냈는데, 돈은 국민이 내는 상황이 반복돼선 안 된다”며 “세계가 이미 저성장 시대로 돌아섰음에도 정부는 부실만 메꿔주면 기업이 살아날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기업은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모한 경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아·이근평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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