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후 4차례 투입 불구
1년새 부채비율 6855%P ↑

국책은행들 추가 충당금도
부실계속땐 10조 넘을수도

오늘 자본확충 TF 첫 회의

정부와 한국은행이 4일 국책은행 자본확충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열어 조선·해운업종 구조조정에 따른 자본 확충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심화할 경우 국책은행의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만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전인 1989년부터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대우조선해양에만 모두 6조5000억 원의 ‘국민 혈세(공적자금+국책은행의 자금 투입)’가 투입됐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이든 한국은행의 발권력 동원이든 모두 국민 혈세인데 언제까지 부실기업을 혈세로 지원해 연명시켜야 하느냐”는 비판적인 여론과 함께 그동안의 부실경영에 대한 대주주·경영진의 책임과 국책은행의 관리 책임을 엄중하게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IMF 구제금융 사태를 전후한 시기부터 최근까지 대우조선해양에 쏟아부은 공적자금과 국책은행의 출자전환 및 유동성 지원 규모가 6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1998년 대우그룹이 무너진 뒤 국회 동의를 받아 공적자금 6600억 원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했다. 이후 2000년 대우조선해양이 산은 자회사가 되면서 산은 등은 모두 1조1700억 원을 출자 전환했다. 또 지난해 말 대우조선해양이 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산은과 수은은 모두 4조2000억 원의 증자 및 유동성 지원을 하기로 했다. 1989년에도 국책은행 자금 4700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업황 부진에 ‘수주 절벽’으로 현재 국책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23조 원도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반복되는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2014년 말 453.2%에서 2015년 말 7308.5%로 1년 사이에 6855.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오는 6월 초 산은과 수은의 대우조선해양 관리 부실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한다. 또 대우조선해양 측이 검찰에 고발한 대우조선해양 전 경영진에 대한 부실경영 및 비리 등에 대한 검찰 수사도 진행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부실경영에 대한 엄중한 책임규명과 함께 시장 자율에 따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충남·유현진·윤정선 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