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밝혔다. 김선규 기자 ufokim@

- 20代국회 전반기 의장 도전 선언… 더민주 정세균 의원

김종인, 정권교체 기여할것
대권 욕심? 본인 선택일뿐
당 문제로 힘낭비해선 안돼

민의따라 ‘野 의장’이 정상
3당체제 이끌 개척자 돼야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박근혜정부의 레임덕은 시작됐지만 국가의 레임덕은 막아야 하는데 그 일을 20대 국회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3당 체제를 이끌 개척자 역할을 제가 잘할 수 있다”며 국회의장직 도전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정권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다. 의회가 책임지고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떠안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간 우리 국회가 청와대 하수인, 거수기라는 비아냥을 받았지만, 이제는 국회가 수동적으로 정부업무를 심의·의결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능동적으로 국정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선인 정 의원은 4·13 총선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서울 종로에서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후보인 오세훈 전 시장을 꺾었다. 온건파로 분류되며, 합리적인 관리형·실무형 지도자로 평가된다.

20대 국회의 첫 의장직에 대해서 정 의원은 “3당 체제를 이끌기 위해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수동적 의회를 능동적 의회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국정에 대한 비전과 철학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직은 여대야소 국면에서 쳐다볼 수 없는 나무였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총선 민의가 여소야대라면 야권에서 의장을 하는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단 각 당 원내 사령탑이 만들어지고 원 구성을 위한 밑그림이 나와야 한다”며 “아직 서두를 때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당내에서는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꼽히기도 한 정 의원은 “당 대표는 나서지 않겠다”며 “이미 (당 대표를) 세 번이나 했는데 후배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고 어떤 형태로든 정권교체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내년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고심하고 있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당내 현안인 전당대회 연기, 원내대표 경선 등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이날 오후 김종인 대표 체제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 국회의원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가 예정돼 있었다. 정 의원은 “어떤 길이 옳고, 그른 문제가 아니다. 연석회의에서 당의 주요 구성원들이 중지를 모아 결정을 하면 누구든 감당하면 된다”며 “이 문제로 갈등하거나 불필요한 힘 낭비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한쪽에 뜻이 있지는 않다”면서도 “매사 순리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내 철칙”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김 대표의 향후 당내 역할과 관련, “경륜과 상황을 보는 시각에 출중한 면이 있는 만큼 정권교체에 기여할 수 있는 분”이라며 “당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김 대표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 경선에 출마한다면 그것 또한 본인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갈등에 관해 묻자 “나는 당의 분란을 일으키는 말은 삼가는 편”이라며 “그것이 당에 대한 충성심이고, 당에 쓴 말을 할 일이 있으면 당사자에게 직접 한다”라고 말했다. 관련 문제를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이면서도 넌지시 김 대표의 거친 발언 등을 삼가줄 것을 권하는 의미로 읽혔다.

정 의원은 4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지할 후보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원내대표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민주가 능력과 책임 있는 정당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정치력과 확고한 철학을 가진 후보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윤희·유민환 기자 wor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