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日 관계’ 세션

日, 과거 깨끗이 뉘우치고
피해 국가들에 사죄해야

지난해 극적인 한·일 정상회담과 양국 간 위안부 문제 합의를 계기로 한·일 관계의 신시대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신시대가 기존의 한·일 관계를 정상화 또는 새로운 양상의 발전으로 진입시키는 ‘뉴노멀’의 계기가 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양국 간 위안부 합의 이행 상황이나 내부적 정치 상황의 진척에 따라 한·일 관계의 뉴노멀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아산플래넘 2016’ 둘째 날 ‘한·일 관계의 뉴노멀’ 세션에서는 한·일 관계 전망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사회자인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WP) 도쿄(東京) 지국장은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및 위안부 합의 발표,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한·일 양국의 공조 등 일련의 외교 행보가 한·일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됐다”고 진단하면서도 “이를 뉴노멀로 볼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박철희 서울대 일본연구소장 겸 국제대학원 교수는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계기는 됐지만 완전 정상화는 아니고 위안부 합의의 이행 여부는 또 다른 문제”라고 평가했다. 또 박 교수는 “양국의 합의 이행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이라면서 “4·13 총선에서 야당(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함에 따라 합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긍정적 발언으로 이 이슈가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런샤오(任曉) 중국 푸단(復旦)대 교수는 “위안부 합의는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합의가 어떻게 이행될지 지켜봐야 하며 일본은 피해를 본 인접 국가들에 과거를 깨끗이 뉘우치고 사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핵문제가 미국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이 더 긴밀히 협력할 수 있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위안부 합의는 비정상의 한·일 관계에서 ‘올드 노멀’(과거의 평상적 한·일 관계)로 돌아온 것일 뿐이며 그나마 완전한 정상화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한·일의 올드 노멀에는 역사교과서 문제, 독도 갈등과 같은 여러 문제가 포함돼 있어 한·일 관계가 완전 정상화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