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입맥주에 역차별”
“할인판매도 못해” 하소연

정부가 맥주 시장에 대해 독과점 규제를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국내 맥주 업체들이 수입 맥주가 ‘어부지리’를 볼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국내 맥주 업체들은 각종 규제가 국내 맥주 업체에 더 많이 가해져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불만도 감추지 않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낮은 독과점 맥주 업계의 경쟁 촉진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내 맥주 업체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국내 맥주 업체들은 국내 맥주 업체에만 독과점 규제가 추가로 가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도 수입 맥주에 비해 더 많은 규제를 받는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며 억울해 하는 상황이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국산 술은 거래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등 판촉행사는 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도매가격 이하로 판매하는 행위도 금지돼 있어 사실상 할인판매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수입 맥주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별다른 규제가 없다. 여기에 독과점 규제까지 더해진다면 수입 맥주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것이 국내 맥주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실제, 최근 수입 맥주 점유율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17만919t, 수입액은 1억4186만 달러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반면, 소비자시민모임에 따르면 수입 맥주 가격은 전 세계 주요 13개국 가운데 한국이 가장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