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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α’… 업계 최고 대우 약속
별도 집필실에 서브 작가도 붙어
드라마서 버는 수익 지분 받기도

지상파 드라마 작가의 집필료가 ‘1억 원 시대’로 진입했다. 29일 방송계에 따르면, KBS 2TV ‘태양의 후예’를 쓴 김은숙 작가를 비롯해 ‘별에서 온 그대’의 박지은 작가 등 대표적 한류 드라마를 집필한 작가들의 회당 고료가 사실상 1억 원을 넘어섰다.

박지은 작가는 하반기 SBS에서 신작을 준비 중이다. 중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한류스타인 이민호가 일찌감치 주인공으로 내정된 이 드라마를 집필하며 박 작가는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은숙 작가 역시 연말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도깨비’(가제)를 준비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로 김 작가의 인지도가 상승한 터라 회당 집필료 1억 돌파는 무난할 전망이다.

기존에 최고대우를 받아온 김수현 작가의 경우 2012년 JTBC ‘무자식 상팔자’를 집필하며 처음으로 회당 1억 원 고지를 밟았으나 이는 ‘종편 프리미엄’에 의한 것으로 지상파 드라마 집필료는 이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톱 작가들은 대우부터 다르다. 작품 기획 단계부터 별도의 집필실이 마련되고 서브 작가 2∼3명이 붙는다. 제작사는 매달 생활비를 따로 댄다. 드라마 수익 지분을 받기도 한다. 이 때문에 집필료를 포함한 톱 작가들의 실질적 수입은 회당 ‘1억 원+α’다.

한 방송가 관계자는 “합리적인 성향인 김은숙 작가는 원안(김원석 작가의 ‘국경 없는 의사회’)이 있는 ‘태양의 후예’를 쓰면서는 무리한 집필료를 요구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10년 넘게 함께 일한 제작사인 화앤담픽쳐스는 김 작가의 이런 성향을 잘 알기 때문에 먼저 적절한 수익을 배분해왔다”고 전했다.

유명 작가들의 몸값을 높이는 기준은 역시 ‘한류’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김은숙 작가나 박지은 작가의 작품은 웃돈을 받고 수출할 수 있다. 또 흥행이 보증되는 작가의 작품에는 톱스타들이 출연료를 낮춰서라도 출연하려 경쟁하기 때문에 제작사로서도 반길 일이다.

또 다른 외주제작사 대표는 “작가 고료가 치솟은 것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며 “하지만 몇몇 한류스타들의 회당 출연료가 이미 1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작품 전체를 이끄는 작가들에게 이 같은 집필료를 주는 것은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주말극의 강자로 꼽히는 김순옥 작가는 MBC ‘내 딸 금사월’을 쓰며 회당 5000만 원 넘게 받았고, 김수현 작가와 문영남 작가의 회당 집필료는 이를 웃돈다. 주말극이 통상 50부작인 것을 고려하면 드라마 한 편으로 25억∼30억 원의 집필료를 챙기는 셈이다. 16∼20부작인 주중 미니시리즈를 쓰는 것보다 전체 집필료는 더 많다.

하지만 주말극의 경우 시청률은 높지만 한류스타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드물어 ‘수출용’ 드라마로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 작가들의 집필료가 회당 1억 원은 넘지 않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드라마는 작가의 예술’이라는 말이 있듯, 대본이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명 작가의 집필료는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