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용 자위기구와 여성용 플레이보이?’

고정관념대로라면 국내에선 접하기 쉽지 않은 품목들이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그동안 억눌려 있던 싱글 여성의 성(性)이 새롭게 주목을 받으면서, 여성용 자위기구 전문 판매점과 잡지가 등장하는 등 관련 산업도 성업 중이다.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여성용 성인용품점 ‘플레져랩’의 문을 열자 제품 구매를 위해 방문한 손님들로 북적였다. 매장 전면에 흰색 블라인드가 쳐져 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았지만, 지난해 8월에 개점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가게 내부엔 아기자기한 모양의 딜도와 바이브레이터 등 자위기구 100여 종이 전시돼 있었다. 손님들은 직원에게 제품 소재와 기능을 거리낌 없이 묻고는 제품을 바구니에 담아 계산대로 갔다.

매장에 들렀던 유모(여·32) 씨는 “입소문을 듣고 구경하러 왔는데 외부 시선을 의식할 필요없이 차분하게 제품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 가게에선 1시간 여 손님을 받은 후 예약 고객 4명을 위한 ‘프라이빗 쇼핑’을 위한 매장 단장 작업에 들어갔다. 특정 고객만을 위한 쇼핑시간이 따로 마련돼 있다는 점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최정윤 플레져랩 대표는 “월 매출은 4000만 원 수준인데 그만큼 싱글 여성 고객층이 넓어졌다는 의미”라며 “해외 유명 브랜드로부터 거래 제안을 받은 상태로, 앞으로 취급하는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글 여성들을 위한 성인 잡지도 등장했다. 20대에서 3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만들어진 ‘젖은 잡지’는 여성 취향의 예쁜 성인 잡지를 표방하고 있다. 다양한 복장의 여성 화보와 성 칼럼 등으로 구성된 이 잡지는 2013년 첫 발간 이후 지금까지 5권이 발간됐고 모두 완판됐다.

구독자인 직장인 김모(여·27) 씨는 “여성 혼자 성욕을 충족하고 즐길 수 있는 물건이 또 하나 생긴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