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식사 등 ‘소셜모임’ 확산
관심사 공통분모 … 고독감 해소
“인간관계 피로감 없는 게 장점”

‘다른 사람과 관계맺기’보다 홀로 삶을 즐기는 20·30대 젊은 층이 크게 늘면서 ‘소셜 모임’이 사회적인 네트워크 형성의 새로운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소셜 모임이란 SNS 등 온라인을 통해 연결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밥을 먹거나 취미를 즐기는 것을 말한다. 관심 분야가 같거나 시간이 맞는 사람들끼리 일회성 만남을 즐긴 뒤 헤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동호회 등 과거 전통 모임과는 차이가 있다.

소셜 모임의 시초는 홀로 밥을 먹는 사람들이 함께 식사할 사람을 SNS를 통해 찾고 이들이 모여 일회성 식사를 즐기는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으로, 대표적인 사이트는 지난 2012년 5월 문을 연 ‘집밥’이다. 호스트가 시간과 장소를 정해 함께 밥을 먹자고 글을 올리면 희망자들이 참여를 요청하는 형태로, 지금까지 누적 방문객 수가 4000만 명이 넘었으며 2만3000여 건의 모임이 진행됐다. 이렇게 소셜 다이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비록 낯선 사람이지만 함께 음식을 나눠 먹고 즐기는 사람들을 뜻하는 ‘킨포크(kinfolk)’란 신조어가 생기기도 했다. 킨포크는 2011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된 한 작은 모임이 시초다. 농부·디자이너·사진가·작가·화가 등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모여 함께 요리하며 식사를 즐긴 이야기를 잡지로 엮어냈고, 세계적으로 화제가 돼 소셜 다이닝족을 일컫는 말이 됐다.

소셜 다이닝이 확산하면서 최근에는 일시적으로 모여 전시회 및 영화를 보러 가거나, 전문가와의 토크콘서트를 여는 등의 다양한 테마 모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 ‘토크파티’는 회원 누구나 호스트가 돼 독서, 영화, 재테크, 여행 등을 주제로 모임을 열고 약 1만 원의 회비만 내면 모임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호스트가 특정 주제로 장소, 시간, 인원수 등을 정해 ‘번개’ 형태로 모임을 구성한 뒤, 모임 참여 뒤에는 서로 ‘쿨’하게 헤어진다. 이들은 인간관계로 인한 피로감이 없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기업이 소셜 모임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지난해 7월에는 한 금융사에서 선착순 10명을 모아 재무설계 강의를 위한 번개 소셜 모임을 진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소셜 모임의 유행에 대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과 책임감을 회피하면서, 사람으로부터 감정적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의 욕구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1인 가구 증가와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사회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이에 따라 폭이 넓은 네트워크를 통해 외로움을 이겨내고 사회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가 처한 현실에서 최근 가장 많이 경험하는 감정이 바로 소외인데, 이런 소외의 감정을 해소하면서도 인간관계에서 오는 책임감과 부담감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셜 모임과 같은 일회성 모임”이라고 설명했다.

김다영·전현진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