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中은 37% 달하는데
주식·채권 등 전통투자 치중”

‘국부펀드’(정부 소유·관리 공공자금으로 설립한 투자펀드·기구)를 운영하는 한국투자공사(KIC)의 투자성향이 소극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2일 ‘국부펀드의 전략적 운용 방안-국제 비교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KIC의 대체투자 비중은 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투자는 주식과 채권 등 전통 투자 자산 외에 부동산이나 인프라, 사모주식 등에 투자하는 형태를 말한다.

다른 나라 국부펀드의 대체투자 비중은 KIC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재원이 유사한 글로벌 국부펀드인 중국 CIC(China Investment Corporation)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이 37.7%에 달했고, 싱가포르의 GIC(Government of Singapore Investment Corporation)도 16.0%로 KIC보다 월등히 높았다. KIC의 투자비중은 운용성향이 보수적인 국민연금의 대체투자 비중 9.9%보다도 1.9% 포인트 낮은 수치다.

장성렬 한경연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침체 상황에서 수익이 불확실한 주식, 채권 등의 전통투자 이외에 대체투자 등으로의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수익률 측면에서도 최근 5년간 KIC의 대체투자 연평균 수익률은 8.30%로, 전통투자 수익률 5.83%를 앞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통 투자자산에만 투자하던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최근 들어 해외부동산 투자에 비중을 늘려가고 있고, 중국 CIC는 글로벌 자원 확보라는 국가 전략적 측면에서 에너지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싱가포르 GIC도 지난 2013년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전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장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인프라를 포함한 대체투자 분야와 M&A 분야 공동투자 등 다양한 형태로 투자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