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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준설선 낙찰받아

백도선대표, 코트라 감사편지

‘10만 수출中企 육성책’ 효과

“수출 초보기업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도움을 받아 1년 만에 320만 달러(약 39억1296만 원) 이상 해외 입찰에 성공했습니다. 코트라가 있어 미생(未生)에서 완생(完生)으로 돼가는 과정에 서 있습니다.”

지난 11일 김재홍(사진)코트라 사장 앞으로 한 중소기업 대표의 감사 편지가 도착했다. A4 용지 두 페이지 분량의 편지에는 사업 실패 불안, 은인과 만남, 도전과 성공 등 작은 기업의 신시장 개척 분투기가 구구절절이 적혀 있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백도선 백건준설 대표. 지난 2일 방글라데시 정부와 총액 320만 달러의 준설선 4대 납품 계약을 체결한 백 대표가 은인인 코트라에 보낸 감사장이었다.

백 대표는 편지에서 “코트라가 없었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들이 벌어졌다”고 표현했다. 수출 실적이 없는 데다 직원 수 7명의 전남 순천에 있는 작은 회사가 코트라를 통해 국내 기존 시장의 수주 가뭄을 벗어난 건 ‘기적과 가까운 일이었다’는 것이다.

백 대표와 코트라의 인연은 201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4대강 살리기 공사 이후 국내 준설 관련 공사가 없어 납품처를 찾지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던 시기였다. 이때 코트라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은 방글라데시 정부가 준설선 입찰에 나선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국내 우량 업체를 수소문하고 있었다. 그동안 방글라데시 준설선 시장은 유럽이 독점하고 있었지만 한국 제품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 수출 기업을 찾다가 백건준설이 눈에 띄었다.

이후 일은 일사천리였다. 다카무역관은 방글라데시 해군조선소를 현지 조립생산 파트너로 맺어주는 등 백건준설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백건준설의 부족한 해외 사업 경험을 들어 경쟁사들이 유찰 전략을 펼칠 때에는 발주처 관계자를 한국에 보내 실제 사업장을 보여주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백 대표를 만난 김 사장도 이 무역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수시로 상황을 점검했다.

최근 ‘십만양기론(十萬養企論·10만 수출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내세운 코트라는 이 같은 모범 사례가 더 많이 나오도록 공을 들이고 있다. 김 사장은 “대기업들의 수주와는 비교되지 않는 액수이지만 해외에서 새 먹거리를 찾은 국내 우량기업의 활약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돈으로 환산 못 할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