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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울땐 술 한 모금? 효과는 잠시… 체온 더 떨어져 위험

박용환(사진)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산학교장은 1년에 50여 차례 구조대와 일반인들에게 맞춤형 안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도봉산에 위치한 등산학교에서 만난 박 교장으로부터 잘못 알려진 산행 상식에 대한 올바른 설명을 들었다.

◇고어텍스 재킷은 만능이다?= 고어텍스는 땀을 배출하고 외부의 바람과 습기는 차단한다. 고어텍스는 그러나 평상복이 아닌 기능성 제품이다. 따라서 고어텍스 재킷은 배낭에 넣어두었다가 산에서 갑자기 기온이 떨어졌을 때 착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처음부터 입으면 오히려 몸에 땀이 많이 나 산행에 지장을 받는다.

◇등산화는 넉넉한 사이즈로 구매한다?= 등산화는 발에 딱 맞는 게 좋다. 양말을 고려해 큰 등산화를 신기도 하는데 등산화가 크면 쉽게 피로감이 쌓인다. 조금 끼는 듯한 느낌이 있어도 몇 번 신다 보면 늘어나 발이 맞춰진다.

◇추울 때 술 한 모금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술을 마시면 잠시 몸에 열이 발생하지만 효과는 이내 사라진다. 몸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술을 좋아한다면 하산 후 마시는 게 안전하다.

◇힘들면 충분히 쉰다?= 사람은 평상시 전체 혈류량의 30∼40%가 머리 쪽에 집중돼 있다. 산행을 하면 이 혈액이 몸 아래쪽으로 순환되면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데 힘들다고 휴식을 오래 취하면 혈액 순환이 이뤄지다가 멈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혈액 순환 효과를 충분히 얻으려면 힘들 때도 쉬지 말아야 하며, 걷는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 될 수 있으면 산에서는 짧게 휴식하는 게 좋다.

◇음식은 충분히 먹어둬야 한다?= 체력 유지를 위해 음식 섭취는 필수다. 그러나 배불리 먹는 건 곤란하다. 정상에 오른 뒤라도 과식은 금물이다. 등산할 때는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2∼3시간에 한 번씩 먹는 게 좋다.

◇동상 부위를 녹인다?= 동상은 증상에 따라 1∼4도로 나뉜다. 1도는 피부에 붉은 반점과 부종이 나타나고, 2도는 좀 더 심한 피부 부종과 수포가 형성된다. 3도는 피부밑 조직까지 동상이 번져 출혈성 수포가 발생하고 일부 피부 괴사가 일어난다. 4도는 피부 조직뿐만 아니라 근육과 뼈까지 동상이 퍼지면서 전반적인 피부 괴사가 일어나는 단계다. 이럴 땐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감염 및 파상풍을 예방해야 한다. 산행 중 동상자가 발생하면 우선 따뜻한 음료를 마시게 해 체온을 올려주고 동상 부위를 마른 천이나 담요로 덮어 보호한다. 그리고 동상 부위를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30분 담근다. 5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넣거나 열기에 직접 동상 부위를 말리는 것은 피해야 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