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SSD 수요 늘어
삼성전자 등 ‘3D’ 제품 양산

한국 반도체 시장의 주력상품인 D램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업황이 부진한 가운데 반도체 업계가 낸드 플래시로 눈을 돌리고 있다.

D램이 들어가는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수요가 줄어들고 있지만, 낸드플래시는 데이터센터와 대용량저장장치(SSD)용 수요가 더해져 꾸준한 시장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업체들은 반도체 소자를 입체적으로 쌓아 빨라진 처리속도로 대용량화에 대응할 수 있는 3D(차원) 낸드 제품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내 자사의 3D 낸드인 ‘V낸드’의 생산량을 증대(램프업)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도 올해 낸드플래시 부문 투자 확대로 승부수를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부터 3D 낸드를 양산할 계획이다.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은 최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계획한 6조 원 초반대의 투자금액 중 상당 부분을 3D 낸드 공정전환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 반도체 업계의 도전도 거세다. 삼성전자에 이어 낸드플래시 메모리 분야 세계 2위를 점하고 있는 도시바는 최근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제외한 반도체 사업을 매각하고 낸드플래시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기업인 인텔 역시 올해 안에 중국 다롄(大連)공장에서 3D낸드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도 3D낸드 시장 진출을 이미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이 보유하는 전자기기가 더욱 늘어나면서 SSD에 대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D램 가격 하락 속에서 반도체 업계의 눈이 모두 낸드플래시에 쏠리면서 삼성전자의 독주를 막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견제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