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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가 “선진국 펀드” 꼽아
신흥국 자금이탈 지속 탓
유럽·日보다는 美가 유리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 커
관련된 ‘先物 상품’도 추천

바이오·제약 꾸준한 성장
국내업체 매력 상당히 높아

‘재테크 빙하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중국발 악재로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위험·중수익’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증권(ELS)과 파생결합증권(DLS)은 홍콩 증시와 국제유가 폭락에 손실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유망한 투자처를 찾기 위한 투자자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진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해는 ‘선진국 주식형 펀드’, 그중에서도 ‘미국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5일 문화일보가 국내 주요 증권사 소속 프라이빗뱅커(PB) 12명을 대상으로 ‘2016년 유망 재테크 상품을 2개씩 꼽아달라’고 요청한 결과, 3분의 2에 해당하는 8명(66.7%)이 ‘선진국 주식형 펀드’를 꼽았다. 중국발 악재와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PB들의 설명이다.

이경아 대신증권 수지지점 부지점장은 “올해는 중국 성장 둔화와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선진국 중심으로 집중 투자하고 인도 등 신흥국 내 유망 지역에 일부 분산 투자하는 포트폴리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명귀 미래에셋증권 서초지점 부지점장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자산 선택 및 투자전략 관점에서 안정적인 경기 회복과 정책 모멘텀이 있는 선진국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설문에 참여한 PB 중 절반(6명)은 선진국 중에서도 특히 ‘미국’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유럽과 일본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장 뚜렷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천세열 하이투자증권 부장은 “선진국 시장에서 유럽과 일본은 최근 추가 양적 완화 이야기가 흘러나올 정도로 아직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지 않지만, 미국은 지난해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할 만큼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미국이 지난해 금리 인상을 결정할 때 가장 많이 살핀 지표가 고용인데, 고용 증가는 결국 소비 여력 향상을 의미하고 이는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올해 미국 기업들의 주가가 본격적인 상승 모멘텀을 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식형 펀드와 더불어 달러 관련 상품을 추천한 PB들(6명)도 많았다. 김형기 HMC투자증권 과장은 “미국의 점진적 금리 인상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해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달러 강세에 수익 구조를 맞춘 상품이 유리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서정석 IBK투자증권 과장 역시 “미국 금리 인상 기조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달러 선물’ 관련 상품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올해 국내 유망 업종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 중 8명(66.7%)이 ‘바이오·제약’ 업종을 추천했다.

신언경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현상으로 바이오·제약 업종은 글로벌 경제의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국내 업체의 매력도는 상당히 높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PB들은 올해 국내 증시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중국 경기 둔화’(6명)를 꼽았다. 이어 ‘내수침체 및 국내 기업 실적 악화’(5명), ‘국제 유가’(1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