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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丙선 안철수 vs 이준석
‘새정치’vs‘새인물’ 맞대결

‘종로 초선’ 더민주당 정세균
박진-오세훈 승자 ‘중진싸움’

민심의 풍향계이자 전체 지역구의 절반(112석)가량을 차지하는 수도권은 역대 선거에서 전체 승부를 결정짓는 최대 전략 지역이었다. 이번 4월 총선에서는 수도권 선거구가 10여 곳가량 늘어나면서 비중과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특히 서울의 경우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민심은 냉혹할 정도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한쪽만을 선택해 승부를 갈랐다. 서울에서는 2017년 대선을 겨냥한 차기 대선주자의 도전, 야당 분열에 따른 3자 구도 및 야권 연대 성사 여부, 4년마다 지역구를 주고받는 리턴매치, 본선보다 뜨거운 당내 경선 등 관전 포인트가 많다.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는 다양한 흥행요소를 갖고 있는 관심 지역이다. 전북 무주·진안·장수에서 4선을 기록한 뒤 지난 19대 총선 때 지역구를 옮겨 당선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더민주) 의원은 4일 “종로 초선”이라며 종로 재선을 위해 뛰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정 의원이 종로 재선 등 총 6선을 달성할 경우 차기 대선도 바라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새누리당 거물급 인사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종로에서 3선을 기록한 이 지역 토박이인 박진 전 의원과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정 의원에게 도전했다. 정인봉 전 새누리당 의원도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며 당내 경선에 뛰어들어 본선만큼 뜨거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박 전 의원은 지역 내 높은 인지도와 엘리트 이미지를 발판삼아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대선주자급 인물로 꼽히는 오 전 시장도 인지도에선 탁월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내 경선의 승부는 물론 정 의원과 총선 본선 승부도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재선에 도전하는 노원병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안 공동대표의 재선 여부도 관심사이지만 ‘젊은 피’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전통적인 야당 텃밭인 이곳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흥밋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더민주에선 이동학 전 혁신위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정의당에선 노회찬 전 의원의 출마가 점쳐졌지만 경남 창원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여당의 험지로 꼽히는 지역이 야권 분열로 다자 구도가 형성될 경우 새누리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국민의당을 대표하는 안 공동대표가 총선 전국 지원을 위해 불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포갑은 거물급 인사인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강승규 전 의원이 새누리당 내부 경선을 거쳐 현역의원인 노웅래 더민주 의원과 일전을 벌여야 하는 곳이다.

전통적인 라이벌 관계로 19대 총선에 이어 20대 총선에서 복수혈전이 펼쳐지는 곳도 상당하다. 서대문갑에서는 지난 2000년부터 4번의 총선에서 2승 2패를 기록한 우상호 더민주 의원과 이성헌 전 새누리당 의원이 다섯 번째 대결을 벌일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북갑의 경우 오영식 더민주 의원과 정양석 전 새누리당 의원이 19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승부를 펼친다.

국민의당이 주요 지역에서 후보를 배출하면서 자연스럽게 3자 대결 구도가 펼쳐진 곳들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은평을의 경우 현역의원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6선에 도전 중인 가운데 더민주에선 임종석 전 의원이 출마했다. 하지만 임 전 의원의 출마에 반발해 더민주 지역위원이었던 고연호 예비후보가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여기에 19대 비례대표인 김제남 정의당 의원까지 출마를 선언하는 등 다자구도가 형성됐다. 광진갑은 김한길 국민의당 의원이 현역 의원으로서 더민주의 전혜숙 전 의원과 전지명·정송학 새누리당 예비후보의 협공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내 계파 간의 ‘대결 축소판’으로 여겨지는 서초구도 총선의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서초의 갑·을 지역구는 본선보다 여권 내부의 경선 결과에 이목이 집중된 곳들이다. 서초갑에서는 현역인 김회선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단순 친박(친박근혜) 수준을 넘어 ‘진박(진실한 친박)계’로 불리는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이혜훈 전 최고위원이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처남인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원 고문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조소현 변호사도 새누리당 소속으로 도전장을 냈다. 서초을은 친박계 현역인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정옥임 전 의원 등이 맞붙는다. 여기에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 김기영 변호사도 지역을 다지고 있다.

서울 일부 지역의 선거구가 재조정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인구 상한 초과인 강서구, 강남구를 현행 갑·을 2개에서 한 곳씩 늘려 갑·을·병 3개로 ‘분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반면 중구는 서울의 핵심 지역이지만 선거구 재조정 시 인구 하한 미달 지역이어서 성동·중 갑과 을로 나눠 붙여지거나 종로와 합쳐질 가능성이 있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