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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기회복 이끌었던
서비스업 둔화 조짐
中쇼크 이어 세계 타격

“금리인상 악재 작용”
2010년 스웨덴처럼
재인하할 가능성도

중국에 이어 미국 경제마저 연초에 삐거덕거리면서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이 ‘에클스의 실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의 향후 경기를 전망하게 해주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월에 제조업과 비제조업(서비스업) 모두에서 좋지 않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 경제에서 큰 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것에 우려가 크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7%(연율 기준)로 3분기(2.0%)보다 둔화된 것은 물론 시장 예상치(0.8%)보다 낮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세계 경기 하락에 따른 수출(-2.5%) 둔화가 큰 영향을 미쳤지만 소비(2.2%)와 주택건설(8.1)은 늘어 내수는 견고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서비스업 둔화는 수출 부진 속에 버팀목 역할을 하던 소비가 약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실장은 “대외 상황이 안 좋아 수출이 떨어졌지만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내수가 버팀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업이 안 좋으면 내수 부문이 위축되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미국 경기가 확장세에서 둔화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1월 비제조업 PMI를 부문별로 보면 생산활동(-5.6포인트)과 신규주문(-2.4포인트), 고용(-4.2포인트) 등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제조업이 나쁜데 최근에는 내수인 서비스업도 좋지 않다”며 “1930년대 대공황 때 매리너 에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기준금리를 갑자기 올려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대공황이 지속되게 했던 ‘에클스의 실수’가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2010년에 스웨덴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가 경기 후퇴로 다시 인하한 적이 있다”며 “미국도 이런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금융시장에서도 달러 약세로 나타나고 있다. 3일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전일 대비 1.70% 하락한 97.188을 기록, 지난해 11월 3일(97.158) 이후 2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계 경제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약화하면서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4%로 잡아 기존 전망치(3.6%)보다 낮췄고, 세계은행은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2.9%로 하향 조정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