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까지 1년이상 소요
美, 차기정권 불확실성 감안
朴임기내 결론나도록 주력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공론화하는 가운데 한·미 양국의 결정 이후에도 현 박근혜정부에서 실전 배치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국이 한·미 동맹 차원에서 사드 배치 결단을 내린 이후에도 배치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양국 간 물밑조율에서는 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임기 내에 배치 자체를 확정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미 행정부는 사드 주한미군 배치 문제를 박 대통령 임기 내에 공론화해 결정을 발표하는 세리머니까지는 끝내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문제에 정통한 정보 소식통은 3일 “미국 정부는 ‘2개+α’로 예상되는 사드 포대 한반도 배치 숫자와 배치 장소, 비용 문제 등을 박근혜정부 임기 내에 마무리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 등이 차기 정권으로 연기될 경우, 한국 내에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편입 의혹을 제기하며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하지만 록히드마틴의 사드 포대 제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사드 포대를 주한미군기지에 배치하는 것은 현 정부 임기 내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군사적 현안에서 외교·정치적 문제로 비화한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등이 미국의 동북아 MD 확산 및 군비경쟁과 연관시켜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당장 코앞에 닥친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계획 및 5차 핵실험 등과 연결시켜 협상의 지렛대로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가 나오기 전에 사드 문제를 공론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안보리 대북제재와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 향후 5차 핵실험 등과 연계시켜 사드 배치를 카드로 활용하는 정교한 외교전을 전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향후 사드 배치 문제는 미국 국무부와 국방부의 공식적인 주한미군기지 배치 요청이 선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양국이 공식적으로 사드 포대 배치 장소 및 비용부담 등에 대한 논의와 협의를 거치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사드 배치 장소와 관련해 전자파 등 환경 유해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