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도 자국의 안정적인 경제 회복을 전망하며 금리 인상을 단행한 미국도 중국의 경기 감속과 글로벌 저유가의 ‘공명현상’에 따른 경제 위기의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또 미국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을 계속 추진할 경우 글로벌 경기 감속이 더욱 확대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17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 15일 다우지수 1만6000선 붕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1900선 붕괴, 나스닥지수 4500선 붕괴 등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동반 폭락한 것에 대해 중국 경기 감속과 글로벌 저유가의 공명현상으로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한 우려가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해 12월 16일 미국 경제의 견고한 회복세를 확신하며 2006년 6월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란 전망은 변함이 없지만 중국 위안화 가치 절하나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자본 유출이 세계 시장이나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은 자산을 지키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의 이런 불안 심리가 미국 증시에 영향을 미친 셈이다.

또 15일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매상 매출고와 광공업생산이 전월 예상치보다 밑도는 것으로 나타나자, ‘나 홀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도 글로벌 경제 위기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안 심리를 더욱 부추겼다.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배후에는 불안한 중국 경제와 글로벌 저유가가 공명하는 구도가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이며 성장하던 중국 경기가 감속되면서 저유가 전망을 부채질하게 됐다. 또 유가 하락은 약 3조 달러(약 3645조 원) 이상에 달하는 산유국 정부계 펀드가 자국의 재정 악화를 보완하기 위해 주식 등 보유자산을 매각하도록 한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