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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뜬 12억 깨운 ‘모디노믹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 버팀목을 해왔던 중국의 힘이 약화하면서 나렌드라 모디(사진) 총리 취임 이후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로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각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을 잡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고, 해외 주요 경제 연구기관들은 인도가 향후 10년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2014년 5월 취임 이후 규제개혁과 친기업 정책, 외국인 투자 확대 등 이른바 ‘모디노믹스’를 추진 중이다. 모디노믹스를 대표하는 정책은 ‘Make in India(인도에서 만듭니다)’다.

2014년 9월 25일부터 본격 시행된 ‘Make in India’는 인도를 제조업의 허브로 만들어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5%인 제조업 비중을 2022년에 25%까지 확대하려는 정책이다. 또 2022년까지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Make in India’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항공, 화학, 전자시스템, 재생에너지 등 25가지 산업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다.

모디 정부는 지난 65년간 인도 개발계획을 전담했던 ‘기획위원회’를 해체하고 지난해 1월 ‘인도 국가개조기구’를 설립해 인도 경제 성장을 위한 구조 개혁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정부 신뢰구축 △정부 투명성 강화 △부처 간 협력 강화 △인프라·투자 개혁 △정책 안정성 확보 등 10대 국정과제를 선정하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으로 인도의 경제는 빠르게 성장하고 외국의 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 5.1%, 2013년 6.9%를 기록, 7% 후반∼8%대인 잠재성장률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14년에 성장률이 7.3%로 오른 데 이어 올해 7.3%, 내년 7.5% 등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됐다. 외국 기업의 투자도 증가세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모디 총리 취임 이후 17개월간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35% 증가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전 세계 FDI가 16% 줄어든 것과는 극명한 차이다. 특히 ‘Make in India’ 정책이 추진된 뒤 FDI는 40%나 늘었다. 실제로 각국 기업들은 앞다퉈 인도 시장 선점을 나서고 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지난해 7월 마하라슈트라주 공장 확장에 10억 달러(약 1조1965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스웨덴 가구 기업 이케아는 10월 인도에 25개 매장을 짓기로 하고 1250억 루피(약 2조2435억 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9월에는 중국 지오미가 휴대전화 현지 공장 설립을 위해 5000만 달러(약 598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은 12월에 중국을 제치고 146억 달러(약 17조4689억 원) 규모인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를 잇는 505㎞ 구간의 고속철도 공사를 따냈다.

모디노믹스로 인해 인도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면서 인도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하버드대 산하 국제개발센터(CID)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인도가 2024년까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6.98%의 성장률을 기록,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4.28%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 경제 엔진이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는 것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이코노믹스 비즈니스 앤드 러서치 센터(CEBR)는 현재 세계 경제규모 7위인 인도가 2030년에는 일본과 영국 프랑스, 독일을 제치고 3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경제 성장률 둔화로 미국을 앞지르고 세계 1위가 되는 해가 당초 예상했던 2025년보다 늦어진 2029년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CEBR는 21세기 하반기에는 인도가 경제가 둔화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차드 하우스만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인도는 생산적인 능력을 통해 주요한 수익을 얻고 있다”며 “수출품이 의약과 자동차, 전자제품 등 보다 복잡한 제품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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