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프리존’ 신산업 파격지원
수도권 규제완화도 병행 추진

정부는 지난 연말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전국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규제 완화 제도인 ‘규제 프리존’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했다. 수출 회복이 쉽지 않고, 내수를 살리기 위해 재정·통화정책도 쓰기 힘든 상황에서 유일한 카드가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 촉진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6일 정부에 따르면 올해 도입하는 규제 프리존의 핵심은 ‘차별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지역의 인프라 고려, 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연계 등을 통해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시키고자 했다. 이를 위해 재정은 물론 세제, 금융 지원 등을 추진했지만, 지역 정치권 및 지방자치단체의 압력 등으로 인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화를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 맞는 차별화된 지원이 필수이지만,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형평성 논란으로 인해 균형 맞추기식 지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 규제 프리존은 지자체, 지역 기업의 의견을 수렴해 해당 지역의 산업적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신산업 분야에 대한 파격적인 지원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규제 프리존과 유사한 국가전략특구에서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드론(무인기) 택배사업 등이 탄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각 지역 규제 프리존에서 이 같은 신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족쇄처럼 성장 발목을 잡던 수도권 규제 완화도 규제 프리존 도입과 병행 추진된다. 정부는 경기 동북부 휴전선 일대의 입지 규제 등을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국적 기업 글락소 스미스 클라인(GSK)이 아시아 지역 전체에 공급할 백신공장을 한국에 세우기 위해 경기도 투자를 고민하다가 수도권 공장총량제에 가로막혀 싱가포르로 방향을 튼 사례나 경기 이천지역에 투자를 고민하던 레고그룹이 수도권 규제 때문에 투자를 포기한 사례는 유명하다.

이미 올해 대통령 업무보고의 핵심 주제도 ‘내수활성화’에 맞춰져 있어 국내외의 대규모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이번 업무보고에 수도권에 산재한 각종 규제를 어떻게 철폐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과거 외환위기 직전보다 더 어려운 지금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며 “수도권을 비롯한 각 지역의 규제 완화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