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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 판매량 기대치의 절반
스마트밴드 ‘핏빗’에도 밀려 2위

스톡홀름大 ‘애플워치’ 활용 조사
외부개발앱 사용자 1%밖에 안돼
패블릿에 밀린 태블릿 신세 되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공언했던 스마트시계에 대해 회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서는 스마트시계가 태블릿PC처럼 ‘반짝스타’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킬러 콘텐츠의 부재로 꼽힌다. 최근 조사 결과, 스마트시계 사용자들은 해당 기기를 대부분 알람 확인 등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시계 애플워치는 지난해 1300만 대가 출하되며 스마트시계 시장을 견인했다. 그러나 2000만∼2500만 대 이상을 기대했던 당초 시장의 예상치는 충족하지 못했다.

더욱이 스마트시계 시장만 놓고 보면 애플워치가 1위지만 스마트밴드를 포함한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전체 시장에서는 스마트밴드 핏빗에 밀린 2위가 유력하다.

핏빗은 지난해 3분기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47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390만 대를 출하한 애플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연간 판매량도 애플보다 많을 전망이다.

3위 역시 스마트밴드 ‘미밴드’를 선보인 샤오미로, 샤오미는 3분기 웨어러블 기기 370만 대를 출시했으며 대부분 중국에서 출시됐지만 최근 판매 지역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핏빗은 지난 2007년 설립된 웨어러블 기기 스타트업이다. 핏빗의 스마트밴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칼로리 소모량, 심박 수, 걸음 수를 점검할 수 있으며 운동량 이외에 수면 패턴까지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시계의 보급형 ‘피트니스 트래커(운동량 측정기)’ 버전인 셈이다.

애플워치가 350∼2000달러, 핏빗은 55∼250달러라는 점에서 사실 직접적인 출하량 비교는 무리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프리미엄에서 시작해 차차 보급형으로 시장을 넓히며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ICT 기업들의 먹거리 역할을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스마트시계 시장에서 보급형 제품부터 인기를 끄는 현상은 스마트시계가 차세대 먹거리라는 시각에 회의를 제기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마트시계의 가장 큰 문제로는 킬러 콘텐츠의 부족이 꼽힌다.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대의 모바일 라이프 리서치 센터는 사람들이 애플워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실험 결과, 애플워치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애플리케이션은 시계 화면을 바꿔주는 ‘워치 페이스’로 조사됐다. 사용자들은 애플워치를 사용하는 시간 중 약 20%를 워치 페이스 관련 활동에 쓰고 있었다.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한 기능은 알람 확인이었으며 전체 사용 시간 중 17%에 달했다. 특히 외부 개발자들이 만든 서드(3rd)파티 앱은 전체 사용 중 단 1%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즉 시계를 보거나 알람을 확인하는 기능 이외에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의미다. 태블릿PC가 시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모습이 ‘데자뷔’되는 이유다.

2013년 초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은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와 함께 태블릿PC를 3대 성장 동력으로 꼽았으나 이듬해 2014년 MWC에서는 태블릿PC 전시부스조차 사라졌다.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패블릿(스마트폰+태블릿PC)과 중국산 저가 화이트박스에 밀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시계가 차세대 먹거리가 되기 위해서는 스마트밴드를 뛰어넘을 수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세대 스마트시계가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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