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익 ‘합의’반발… “3월 검정 지켜보겠다”

한·일 양국이 지난 28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합의했지만,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의 보수·우익세력들은 교과서 내 위안부 관련 기술에 악영향이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내년 3월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30일 보수성향인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지난 ‘12·28 합의’에 따라 일본 내에서 중·고교 교과서 내용에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이번 합의에 대한 공동기자회견에서 ‘군의 관여’, ‘일본 정부의 책임 통감’ 등을 언급한 만큼 교과서에도 이런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다쿠쇼쿠(拓殖)대 객원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여성을 잔혹하게 취급했다는 부정적인 문맥에서 ‘군의 관여’라는 말이 수정되기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기대했지만 오히려 강제성을 풍기는 기술이 고정화되기 쉽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한 교과서 회사 간부는 “기시다 외무상의 공식 발언을 발췌해 군의 관여를 특히 강조해서 기술하는 케이스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위안부 관련 기술은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서는 줄어들고 있지만, 고등학교의 일본사 교과서 대부분은 이를 채택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올해 공급된 교과서 중 근현대사를 상술한 7종의 ‘일본사A’는 모두 위안부 관련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일본사B’는 8종 중 6종이, ‘정치·경제’도 8종 6종이 위안부 관련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위안부에 대해 “정부가 발견한 자료 가운데 군이나 관헌에 의해 강제연행됐다는 기술은 발견된 바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지만, 일부 교과서에서는 “일본군에 연행돼 군 위안부가 된 사람도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도 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